중국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섰다…2가지 이유

머니투데이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2020.09.2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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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 정상화 및 통화정책 영향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중국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섰다…2가지 이유


올해 상반기만 해도 달러당 7위안대를 뚫고 올라가는 등 약세 우려가 컸던 중국 위안화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 강세와 더불어 최근 국내 원화 환율도 달러화 대비 1150원대까지 가파르게 하락하는 등 원화 강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기본적으로 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것이지만, 원화 가치가 위안화 가치에 동조해서 움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22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6.78위안을 기록했다. 지난 5월 7.1~7.2위안 수준과 비교하면 위안화 가치가 5% 넘게 절상된 수치다. 홍콩 시위 사태 장기화로 7.5위안까지 절하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왔던 위안화가 오히려 큰 폭으로 평가 절상된 것이다.



위안화 평가 절상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가장 큰 이유는 추가 부양책 합의가 계속해서 난항을 겪고 있는 미국과 달리, 중국 경제가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중국은 산업생산액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하면서 1~8월 산업생산액도 전년 대비 0.4% 늘어나는 등 올해 처음으로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소비도 양호했다. 8월 소비는 3조3571억 위안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하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1~8월 소비는 23조8029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8.6% 하락했지만, 1~7월 대비 하락폭이 1.3%포인트 감소하는 등 소비가 회복되는 추세다.

1~8월 중국 고정자산 투자도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에 그치면서 1~7월 대비 감소폭이 1.3%포인트 축소됐다.

심지어 8월 중국 교역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하면서 중국 경기 호전을 가속화했다. 8월 위안화 기준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고 수입은 0.5% 감소했다.


8월 중순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크게 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재진입한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은 이번 달 베이징에서 ‘2020 전국 소비촉진의 달’ 행사를 진행하는 등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는 분위기다.

위안화가 평가 절상되는 두 번째 이유는 미국과 중국의 통화정책 차이 때문이다. 미 연준은 지난 3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는 과정에서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하향하고 통화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광의통화량(M2)는 지난 2월 말 15조4341억 달러에서 8월 말 18조4646억 달러로 6개월 만에 무려 3조 달러가 늘었다. 이 기간 M2 증가율은 19.6%에 달한다.

반면 중국의 M2는 지난 2월말 203조830억 위안에서 8월말 213조6800억 위안으로 5.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 역시 통화량 증가속도가 다소 가팔라지긴 했지만, 미국만큼 공격적으로 통화량을 늘리진 않았다.

미중 양국의 국채 금리 스프레드도 중요한 지표다. 지난 22일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0.67%에 불과하지만, 중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3.12%에 달했다. 양국 10년물 국채금리의 스프레드가 245bp(2.45%)다. 지난 2월 약 110bp에 불과하던 미중 10년물 국채금리 스프레드는 미국이 2월말부터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지난 22일에 245bp로 벌어졌다.

게다가 지난 16일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0~0.25%에서 동결할 뿐 아니라 오는 2023년까지 현행 제로 금리를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또한 물가 상승률이 2%를 장기간 넘어도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힘으로써 저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임을 시장에 알렸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미중 양국간의 다른 대응과 경제상황이 위안화 가치 절상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요인 때문에 당분간 위안화 가치는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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