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20년 국회짬밥 추미애는 왜 김도읍 뒷담화를 과감히 했을까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2020.09.22 12:35
의견 5

글자크기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9.21/뉴스1(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9.21/뉴스1
















"어이가 없어요. 저 사람은 검사 안 하고 국회의원 하길 정말 잘했어요. 죄 없는 사람을 여럿 잡을 것 같아요."(추미애 법무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정회 중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뒷담화를 해 논란이 있었다.

정회가 끝나고 뒤늦게 추 장관의 발언은 의사중계시스템을 통해 회의를 지켜보던 언론인들을 통해 회의장에 있던 이들에게 알려졌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즉시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추 장관은 그 자리에서 "원만한 회의 진행을 위해 유감스럽다.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실수였다는 취지였다.

관련 언론 보도들 역시 추 장관 뒷담화 사건이 정회 중 앞에 있던 마이크가 꺼져있거나 야당 의원들에게 들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서 옆에 있던 서욱 국방부장관에게만 귓속말처럼 했던 농담이 켜져있던 마이크를 통해 의사중계에 그대로 전송됐던 실수에 가까운 '해프닝'이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보는 국회 관계자들의 분석은 전혀 다르다. 머니투데이가 의원 보좌진과 입법조사처 조사관, 국회를 출입하는 협력관 등 10명에게 '추 장관의 뒷담화를 실수로 봐야하나 고의적 행동으로 볼 수 있느냐'고 묻자 8명이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답했다. 나머지 2명도 '실수로 보지만 5선 의원 출신 장관답진 않다'고 했다.

국회 관계자들이 추 장관 발언이 실수가 아니라고 보는 이유 중 하나는 그 내용이다. 추 장관은 정회 선포 직전 질의했던 검사 출신 김도읍 의원에 대해 "죄없는 사람을 여럿 잡을 것 같다"며 김 의원 질의가 무리한 '몰아가기'란 취지로 뒷담화했다.

김 의원의 직전 질의는 추 장관 아들 서모씨의 병가(病暇)에 대해 서욱 장관에게 어떻게 보느냐고 묻는 내용이었다. 서 장관은 "행정이 미흡했다"는 취지로 답했고 김 의원은 서씨의 면담기록 등을 제시하며 병가명령 기록이 없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추 장관 아들 서씨 휴가문제가 불거진 뒤 주도적으로 여러 차례 공세를 계속하는 상황이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김도읍 국민의힘 간사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9.16/뉴스1(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김도읍 국민의힘 간사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9.16/뉴스1
김 의원과 서 장관 사이에 질의응답이 끝나고 윤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하자 추 장관은 옆에 있던 서 장관에게 직전 질의자인 김 의원에 대해 '죄없는 사람을 여럿 잡을 것 같다'고 농담한 상황이었다.

한 보좌관은 "추 장관이 선택한 단어인 '죄없는'이란 표현에 의도가 담겨 있을 수 있다"며 "장관 아들의 휴가에 문제가 없고 아들은 '죄없는 사람'이라고 알리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보좌진도 "야당 입장에서 보자면 백퍼센트 의도가 엿보이는 발언"이라며 "1996년 15대 국회부터 5선 경력으로 20년 동안 의원이었던 추 장관이 정회가 시작되자마자 앞에 있는 마이크를 의식하지도 않고 야당 의원을 비꼬며 비하하는 농담을 실수로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당 소속 보좌진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보면 장관 자신이 하고 싶은 메시지를 농담처럼 한 것 같다"며 "스스로 변호하고 싶은 마음이 드러난 셈인데 국회 경험이 있는 이들은 실수보단 의도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한 협력관도 "그동안 정회 중에 켜진 마이크에 농담성 발언이 녹음돼 난리가 났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닌데 노련한 다선 의원 출신 추 장관이 앞에 놓인 마이크를 살피지도 않고 야당 의원에 대해 뒷담화를 했단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경력으로 볼 때 이번 사건은 온전히 실수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추 장관이 한 뒷담화 발언은 국회 홈페이지 의사중계시스템에선 편집돼 들을 수 없다.
나의 의견 남기기 의견 5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