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위' 美주지사가 산 키트 불량?…랩지노믹스 "문제제기 없었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0.09.2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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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주지사(오른쪽)가 지난 4월 20일(현지시간) 한국으로부터 50만회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있는 키트 5000개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2020.04.21.[서울=뉴시스]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주지사(오른쪽)가 지난 4월 20일(현지시간) 한국으로부터 50만회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있는 키트 5000개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2020.04.21.


미국 메릴랜드 주에 수출된 랩지노믹스의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불량 논란에 휩싸였다. 메릴랜드 주 측은 '거짓 양성판정'이 속출한다며 해당 진단키트의 사용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랩지노믹스 측은 "메릴랜드주의 문제제기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일간지 볼티모어 선은 '메릴랜드대 연구소, 극찬받았던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 거짓 양성 판정 속출로 사용 중단'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볼티모어선은 지난 4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한국에서 대량 수입한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신뢰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메릴랜드주 일대 요양시설에서 거짓 양성 판정이 속출했다는 것이다.

앞서 '한국사위'로도 알려진 호건 주지사는 지난 4월 랩지노믹스의 코로나19 진단키트 '랩건' 50만회를 공수했다. 그는 진단키트 확보 작전에 '오래가는 우정'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직접 공항으로 진단키트를 싣은 항공기를 마중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볼티모어선 보도에 따르면 메릴랜드대 볼티모어캠퍼스 연구소는 랩지노믹스의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검사를 수천여 건 진행한 결과, 해당 진단 키트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메릴랜드대는 지난 4월 주 정부로부터 250만 달러(약 29억원)를 받고 코로나19 진단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메릴랜드대 대변인은 "연구소가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양성 반응을 보인 검사 결과들을 조사하고 있다"며 "여러 변수에 의한 영향을 받았을 수 있으나 연구실 장비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개발한 진단키트로 코로나19와 독감 검사를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랩지노믹스 측은 진단키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아직 메릴랜드주에서 진단키트 신뢰도와 관련한 어떤 보고나 요청을 받은 게 없다"며 "주정부의 공식 입장을 확인한 이후 대응방안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짜양성 등 진단키트의 신뢰 문제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메릴랜드대 연구소는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진단키트를 사용하기 위해 기존 진단키트(랩건)를 주정부에 반납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짜양성이 나왔다면 보관, 관리, 검사 과정에서의 오염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랩건은 미국, 유럽, 인도 등 해외 30여개국에 수출됐지만, 위양성으로 신뢰성 문제가 보고된 사례는 한 차례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랩지노믹스의 랩건은 국내에서는 아직 질병관리청의 긴급사용승인을 얻지 못해 사용되지 않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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