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도 늦다…이번엔 '30분' 초소량 퀵배송 경쟁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0.09.2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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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B마트 이어 요기요 요마트 선봬…'초소량 제품 배달주문해도 30분 내에 간다' 퀵커머스 경쟁 심화

요마트 /사진=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코리아요마트 /사진=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코리아


배달업계가 '퀵커머스(Quick-Commerce·즉시 배송)'에 뛰어들면서 유통업과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한 상품을 30분내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이자,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계도 활로 모색에 나섰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달 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스토어스코리아는 글로벌 '디마트'의 국내 모델인 '요마트'를 요기요 앱에 론칭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현재 전 세계 11개국에서 148개 '디마트'를 운영 중이다. 요마트는 오프라인 매장 없이 배달 주문 만을 위한 '도심형 물류창고'를 활용해 퀵커머스를 제공한다.



요마트는 '편리미엄족'(편리함과 프리미엄의 합성어)을 타게팅했다. 마트, 편의점 등에서 파는 것을 넘어 다양한 브랜드의 여러 물품을 들여놓겠다는 포부다. 현재는 물류창고에 있는 상품이 3000여종에 불과하지만, 향후 이것을 수만가지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요마트는 물류창고에 신선식품·밀키트뿐 아니라 생활용품·가정용품, 반려동물용품까지 구비해뒀다. 요마트 관계자는 "30분 내로 뭐든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글로벌 디마트에선 물류창고에 꽃을 구비해두고 특별한 날 급히 꽃이 필요하면 디마트를 찾을 수 있도록 했는데, 한국 요마트도 이처럼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강남에서 요마트 1호점을 운영 중으로, 향후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반면 이미 국내 자리를 잡은 퀵커머스 배달의민족 '비마트'는 요마트와 타겟층이 다르다. 비마트는 초소량 마트 배송 즉시 서비스로, 1인 가구 소비자를 타게팅했다. 1인 가구는 지난해 기준 구성비가 전체 가구의 약 30%, 600만 가구로 규모가 커졌다. 비마트는 1인가구 수요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연말 서울과 인천 지역에서 15개 거점 물류창고를 활용해 첫 선을 보인 뒤 현재는 수도권에 30여개의 물류창고를 운영 중이다. 구비된 물건은 5000여종으로, 타겟층에 맞게 즉석밥 1개, 김 한 봉, 사과 1개 등 초소량 제품이 주로 입고돼있다.
배민이 비마트에서 팔고 있는 초소량 제품 예시 /사진=배민, 뉴스1배민이 비마트에서 팔고 있는 초소량 제품 예시 /사진=배민, 뉴스1
배민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이 채 안됐고, 요기요는 이제야 사업에 뛰어든 만큼 소비자 저변을 넓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양사가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다. 양사는 모두 '1만원 이상 구매시 배달료 무료'를 진행 중이다. 2000원 할인 쿠폰 등도 다수 제공한다. 배민과 요기요는 각 건당 라이더들에게 배달료로 일반 음식배달 1건과 동일한 금액(서울 강남 지역 기준 약 8000원)을 건네고 있다. 소비자의 배달료 부담이 없는 만큼, 현재로서는 각 업체가 출혈을 감수하고 플랫폼 구축을 위해 투자중인 상황이다.

배달업계는 자체 플랫폼이 기존 유통가가 운영하는 배달보다 뛰어난 점이 다수 있다고 본다. 비마트 관계자는 "마트는 단품 제품 구매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비마트는 1개씩 소포장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초소량만 사도 배달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도 배달을 하고 있지만, 보통 편의점 업계가 1시간 내외 배달 가능한 데 비해 비마트는 배민과 직접 계약을 맺은 라이더(오토바이)·커넥터(도보·킥보드·자전거 배달)가 바로 움직여 20~30분 안에 배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롯데온의 초소량 즉시 배달 서비스/사진=롯데ON 제공롯데온의 초소량 즉시 배달 서비스/사진=롯데ON 제공
기존 유통가도 뒤늦게 퀵커머스 전쟁에 참전했다. 대표적인 게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이다. 롯데온은 지난달 말부터 서울 잠실 지역에서 롯데마트의 가정간편식 브랜드 '요리하다' 상품과 밀키트, 롭스의 뷰티·건강상품 등 생활필수품 600여개를 '1시간 내'에 배송하고 있다. 최소 주문금액 기준은 없고, 3만원 이상 주문 시 무료 배송이다. 롯데온도 '마스크 1개' 등 초소량 제품을 바로 배송한다. 향후 서울 주요 지역으로 운영 지역을 늘릴 예정이다.

편의점 업계는 라이더 수급 문제로 인해 배달이 늦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도보배달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난달 GS25가 '우리동네 딜리버리'로 도보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CU도 이달 말 도보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기존 배달시간이 1시간 내외 걸린 데 비해 15분 남짓으로 시간을 크게 줄였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현재 출혈경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배달 서비스 자체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각 업태, 업체별로 갖고 있는 특장점도 다르다"며 "다 같이 서비스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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