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터리데이' 앞두고 엇갈린 2차전지주…LG화학 급락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9.2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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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배터리데이' 앞두고 엇갈린 2차전지주…LG화학 급락


테슬라 배터리데이를 앞두고 2차전지 종목들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배터리데이에 대한 추측이 무성했던 만큼 행사 자체보다는 각 기업들의 이슈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전문가들은 배터리데이에서는 기존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발표'가 나오거나 오히려 기대를 밑도는 실망스런 결과가 나올 경우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21일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5.86% 하락한 62만7000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은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등과 함께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7일 배터리사업부를 물적분할키로 결정해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삼성SDI는 1.55% 하락했고, SK이노베이션은 2.94% 올랐다. 2차전지 소재주인 천보는 6.34%, 에코프로비엠은 2.73%, SKC는 0.45% 상승했다. 포스코케미칼은 3.51% 떨어졌다.

테슬라 배터리데이는 미국 서부시간 기준 오는 22일 오후 1시 30분(한국시간 23일 오전 5시 30분)에 개최된다. 온라인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에너지 효율 높인 배터리 나올까
이번 배터리데이의 핵심은 △테슬라의 자체 배터리 생산 계획 △중국 CATL과 100만마일(160만km) 배터리 생산 발표 등으로 요약된다.


테슬라는 자체 배터리 생산을 위해 '로드 러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아껴왔다. 지난해에는 배터리 연구개발(R&D) 회사인 맥스웰테크놀로지와 하이바시스템을 인수해 개발 의지를 보였다. 이번 배터리데이에서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를 첫 공개할 지 주목된다.

또 CATL과는 100만마일(160만km) 배터리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내년 초 테슬라의 모델3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CATL가 생산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LG화학, 삼성SDI 등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가격경쟁력과 안정성은 높다. 배터리 탑재량을 늘리면서 주행거리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배터리 가격도 1kWh 당 100달러 이하로 하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터리 가격이 1kW/h 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차와 코스트 패리티가 이뤄진다. 현재 양산 중인 전기차 배터리 가격은 1kWh 당 평균 150달러 안팎으로 알려져있다.

"테슬라의 배터리 개발은 중기 계획 위한 것"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이러한 배터리 효율 향상 노력은 미래의 로보 택시, 자율 주행 등을 위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단순 자가용의 경우에는 수명은 20만~30만km 수준이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계산에 따르면 로보택시의 경우 연간 9만마일을 추가로 운행하게 된다"며 "차량의 수명이 약 10년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100만마일의 배터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100만마일 배터리를 발표하더라도 "NCM, NCA 계열 배터리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탑재할 공간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낮은 LFP 배터리는 주행거리 확보에 불리할 수 밖에 없다"고

그는 "저렴한 가격이 강점인 LFP 기술은 주행거리가 짧은 일부 도심형 전기차 영역에서 공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100만마일 주행 배터리는 제조 기술 자체보다는 원가 및 안전성 등이 해결 과제"라며 "100만마일 주행 배터리는 중기 과제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다만 테슬라가 예상을 뛰어넘는 소식을 전할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남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배터리데이에 대한 시장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중요한 내용이 발표되지 않거나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놓을 경우 전기차 업종은 물론 시장을 이끌어 왔던 언택트 관련 종목들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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