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적고 효과 빨라…주사·알약 대신할 코로나 치료제는?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0.09.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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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스코 /사진=아스트라제네카알베스코 /사진=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개발과 관련, 약물 전달 방식을 기존 주사형이나 경구형이 아닌 ‘흡입형’으로 채택한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늘고 있다.



주사형·경구형의 경우 신체 전반에 영향을 미쳐 과도한 면역반응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는 반면, 흡입형은 기관지만을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효과적인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가 상용화될지 주목된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발 중인 흡입형 치료제의 대표 사례는 3개다. 우선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회사인 신테카바이오 (11,900원 ▲560 +4.94%)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44,350원 ▲3,700 +9.10%)와 함께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신테카바이오가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발굴한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2종을 한미약품 흡입제제 생산 인프라에 접목하는 방식이다. 기존 허가된 약물을 사용하는 만큼 코로나19 치료 효과만 확인되면 신약보다 짧은 시간에 개발할 수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23,900원 ▼400 -1.65%)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UI030’의 임상 2상 시험계획서(IND)를 지난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의 호흡곤란 증상 개선을 입증해 3상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는 것이 목표다.

SK케미칼 (63,200원 ▼600 -0.94%)이 국내 판매권을 보유한 기관지 천식 치료제 ‘알베스코 흡입제(주성분 시클레소니드)’도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입증되면 흡입형 치료제로 부각될 수 있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시클레소니드가 경증 확진자에 약효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지난 3월 식약처로부터 알베스코에 대한 연구자 임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내년 4월까지 확진자 141명을 대상으로 알베스코의 유효성을 평가한다.

초기·경증환자에 효과성…렘데시비르도 흡입형으로 개발
(성남=뉴스1) =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특례 수입된 '렘데시비르'를 1일부터 공급한다. 렘데시비르는 폐렴이 있으면서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들에게 투약될 예정이다.  사진은 렘데시비르의 모습.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제공) 2020.7.1/뉴스1(성남=뉴스1) =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특례 수입된 '렘데시비르'를 1일부터 공급한다. 렘데시비르는 폐렴이 있으면서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들에게 투약될 예정이다. 사진은 렘데시비르의 모습.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제공) 2020.7.1/뉴스1
다국적 제약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도 현재 코로나19 공식 치료제로 사용 중인 '렘데시비르'를 흡입형으로 개발 중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렘데시비르는 정맥주사제 형태이며 중증환자에게만 투여되고 있다.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 흡입제를 경증 코로나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길리어드는 지난 7월 렘데시비르 흡입제 임상1b상을 시작했다. 미국의 건강한 성인 60명을 대상으로 안전성·내약성·약동학적 특성 등을 평가할 계획이다.

덴마크 유니온테라퓨틱스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니클로사마이드' 연구를 위해 미국 TFF파마수티컬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에 사용 중인 경구용 외에 흡입용 제제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흡입형 치료제는 약물이 폐에 직접 닿는 방식이라 경구형·주사형 대비 전신 부작용 위험이 낮을 것으로 평가된다. 경구형·주사형은 ‘사이토카인 폭풍’ 등 과도한 면역 활성화로 인해 폐에 염증이 생기거나 급성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흡입형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상기도(코·입과 폐를 연결하는 공기의 통로)에 머무는 동안 체내 다른 기관으로 퍼지기 전에 막을 수 있다. 입원이 불필요한 초기·경증 환자에게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집에서 간편히 투약할 수 있는 장점도 크다.

하지만 이미 증상이 나타나 초기 단계를 벗어난 환자에게는 흡입형 치료제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감염이 진행되면 결국 전신으로 퍼지기 때문에 해당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는 경구형·주사형 치료제가 더 효과적일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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