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에 가려진 배당주, 아직 버릴 때 아니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9.2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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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간 배당 컨센서스 하향추세 지속, 성장성+배당매력 겸비 종목 찾아야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매년 이맘 때면 연말 배당시즌을 노린 배당주 투자가 각광을 받았지만 올해는 얘기가 다르다. 배당의 원천이 되는 이익 자체가 급감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배당을 지급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일 하나금융투자가 집계한 컨센서스(복수 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코스피 주요 종목의 2020년 현금배당액 전망치는 올 1월 초 31조5800억여원에서 최근 28조2400억여원으로 줄었다. 이는 지난해 코스피 주요 종목들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배당의 비율)을 이들 종목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와 곱해서 얻은 숫자다. 배당 원천인 이익이 줄어드니 그만큼 배당액이 감소할 것이라는 것이다.

코스피 배당수익률(주가를 배당금으로 나눈 수치) 컨센서스도 올 1월 2.2%대에서 올 3월 한 때 3%대를 웃돌았다가 현재는 1.7%대로 떨어졌다. 3월에 한 때 배당수익률이 오른 것은 당시 코로나19(COVID-19) 공포감에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이었다.



이 역시 배당성향이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가정에서 나온 것인 만큼 올해 코로나19 영향을 모두 반영했다고 보기 힘들다. 이익이 발생하고 배당을 지급한다더라도 예년 수준보다 배당성향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현재 코스피 배당 컨센서스가 연초 대비 10% 가량 낮아졌지만 실제 지급될 배당은 이보다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기업 이익이 안좋기 때문에 내년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살아있는 종목이나 제약·바이오 등 업종으로 방향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예년과 달리)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년과 같은 '찬 바람 불 때는 배당주'와 같은 공식은 올해는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14.1원 내린 1,160.3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6.23포인트(0.26%) 오른 2,412.40, 코스닥은 3.70포인트(0.42%) 오른 888.88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4일 연속 하락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1월 20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2020.9.18/뉴스1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14.1원 내린 1,160.3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6.23포인트(0.26%) 오른 2,412.40, 코스닥은 3.70포인트(0.42%) 오른 888.88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4일 연속 하락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1월 20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2020.9.18/뉴스1
반면 배당주에 비해 성장주만 독주하는 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제로(0)금리 환경이 오래 지속돼 금융시장에 공급된 유동성에 의한 자산시장 거품의 생성이 자본이득(시세차익)의 크기를 확대시킬 경우 배당투자는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후퇴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펀더멘털이 안정화된 후에는 낮은 실질금리 환경에서 돋보이는 배당수익에 대한 투자매력을 재평가받아 부진한 상대성과를 만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스타일 측면에서 '외형성장'이 포함된 배당주 선별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다 공격적으로 배당주 기회요인을 찾으려는 노력도 보인다. 코스피, 코스닥을 더해 2200개가 넘는 종목들이 있고 이 중에서는 안정적인 배당매력과 성장성까지 겸비한 종목이 충분히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염동찬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배당주 강세 요인과 성장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으로 한국 역시 배당주를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라며 "단순히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선택한다면 성장성이 떨어지는 업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순이익과 배당이 꾸준히 증가하는 종목을 선택하는 게 긍정적"이라고 했다.


염 연구원이 과거 8년 연속으로 순이익과 DPS(주당배당금)가 연속으로 증가한 기업으로 꼽은 종목은 LG생활건강, 삼성에스디에스, 더존비즈온, F&F, 리노공업 등 21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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