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20일부터 틱톡 다운 못한다…위챗 사용 금지"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9.19 01:35
글자크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20일(현지시간)부터 중국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틱톡의 미국 내 다운로드와 중국 메신저 앱 위챗의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익명의 한 상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신에 "이번 조치로 애플의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어떠한 미국 플랫폼에서도 틱톡과 위챗을 설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챗의 경우 다운로드 뿐 아니라 사용 자체도 금지된다. 미국에서 위챗을 통해 송금하는 것도 막힌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틱톡은 20일 다운로드 금지에 이어 11월12일엔 완전한 사용 금지 명령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6일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이유로 모기업 중국 바이트댄스 측에 오는 20일까지 미국 사업부를 미국 기업에 완전히 매각할 것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그때까지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 내 틱톡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상무부 관계자들은 20일까지 틱톡의 미국 사업부 매각 문제가 해결된다면 다운로드 금지 조치가 발효되기 전에 철회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오라클은 틱톡의 미국 사업부 지분 20%를 넘겨받는 방안을 놓고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와 잠정 합의했다. 유통기업 월마트가 틱톡 미국 사업부 이사회에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바이트댄스는 이 같은 내용의 제안서를 미 재무부에 제출했으며 행정부의 승인 여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바이트댄스 측은 틱톡의 지분 50% 이상을 유지하되 틱톡의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고 이 곳에서 2만명 이상을 고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라클이 기술 파트너로서 틱톡 미국 사업부의 일부 지분을 인수하고,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이후 틱톡의 운영방식을 감독하는 방안도 제안했다고 한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그동안 중국 측이 이전을 거부해온 틱톡의 핵심 알고리즘은 계속 틱톡 측이 보유하되 이용자의 데이터는 오라클이 관리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 방안을 승인할 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잠정 합의안에 대해 "개념상(Conceptually)으로 나는 그런 안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틱톡의 지분 과반을 미국 투자자가 소유하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이날 "틱톡이 여전히 중국 정부가 지배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으로 유지하는 것이라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당초 목표와는 잘 맞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나의 큰 우려"라고 밝혔다.

앞서 바이트댄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틱톡 미국 사업부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이전까지 양측은 틱톡의 북미 및 호주·뉴질랜드 사업부 매각 여부를 놓고 협상을 벌였다. MS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월마트은 독자적으로 틱톡에 투자하길 여전히 원한다고 밝혔다.

오라클이 MS를 제치고 바이트댄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엘리슨 회장의 각별한 친분과 무관치 않다고 WSJ는 전했다.

엘리슨 회장은 지난 2월 자신의 캘리포니아주 저택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기부금 모금 행사를 연 바 있다. 4월엔 백악관의 경제 회생 자문단에 합류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오라클의 틱톡 인수전 참여에 대해 "오라클과 엘리슨은 모두 훌륭하다"며 "그가 충분히 틱톡을 컨트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