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만원 뚫은 장외 '황제주' 크래프톤, 지금 투자해도 괜찮을까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9.1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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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남궁훈(왼쪽부터),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 상장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증시 개장과 동시에 가격제한폭인 6만2400원까지 치솟았다. 이로써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4조5680억원으로 셀트리온제약을 제치고 코스닥 시총 5위에 올랐다. 2020.9.10/뉴스1(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남궁훈(왼쪽부터),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 상장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증시 개장과 동시에 가격제한폭인 6만2400원까지 치솟았다. 이로써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4조5680억원으로 셀트리온제약을 제치고 코스닥 시총 5위에 올랐다. 2020.9.10/뉴스1


상장 예정 종목들 몸값이 천정부지로 뛴다. 특히 게임회사인 크래프톤은 장외 호가가 170만원을 넘어서는 등 장외 '황제주'로 군림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지나친 공모주 투자 열기에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 17일 장외 거래가격이 168만5000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가를 썼다. 매도호가는 170만원을 웃돈다. 장내에도 없는 초고가 황제주다. 다만 이날은 그간 급등한 여파로 5만원 떨어진 163만5000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 주가는 카카오게임즈 (21,100원 ▲200 +0.96%) 상장이 임박한 9월 들어 치솟기 시작했다. 8월말까지만 해도 105만원으로 100만원대 안팎을 오가던 크래프톤은 9월 들어서는 연일 거래가격이 치솟아 한달새 몸값이 약 60% 뛰었다. 발행주식수가 808만2785주인 것을 감안하면 시가총액이 약 14조원에 육박한다.

170만원 뚫은 장외 '황제주' 크래프톤, 지금 투자해도 괜찮을까


크래프톤은 슈팅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잘 알려진 게임 회사다. 배틀그라운드는 최대 100명의 이용자가 외딴 지역에 떨어진 각종 무기와 차량 등을 활용해 최후의 1인 혹은 1팀이 살아남을 때까지 생존 싸움을 벌이는 게임인데, 2017년 1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후 수년간 PC방 점유율 1위였던 '리그 오브 레전드(LOL)을 제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인도와 중국 등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 매출 비중이 87%(반기 기준)에 달한다.

지난해 영업수익 1조870억원, 영업이익 359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각각 8870억원, 5140억원을 기록했다. 게임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어 실제 실적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최근 카카오게임즈 상장이 임박해서는 가치가 더 치솟았다. 카카오게임즈는 상반기 영업수익 2030억원, 영업이익이 290억원을 기록했는데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5조원을 웃돌기도 했다. 이날은 5일 연속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총이 4조6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크래프톤은 글로벌 흥행 게임을 보유한만큼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일부는 크래프톤을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 (171,200원 ▼1,300 -0.75%)와 비교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크래프톤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한 펀드 매니저는 "크래프톤은 글로벌 게임주이기 때문에 국내 정책 리스크 등에서 자유로워 엔씨소프트보다 나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FPS(1인칭 슈팅게임) 장르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코로나19 수혜까지 맞물려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다만 크래프톤 매출이 '배틀그라운드' 단일 게임에서 발생해 포트폴리오 쏠림이 심한데다, 상장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치솟는 장외주가를 보고 섣불리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크래프톤이 상장하겠다고 아직 공식화한 적이 없어 미리 상장을 공식화해 투자하는 것은 자칫 자금이 묶일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장외주가는 물량이 적은 상황에서 호가만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회사 가치가 그렇게 올라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가격 급등락이 심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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