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처럼 배터리 떼냈던 에코프로, 주가 어떻게 됐을까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9.1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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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LG화학 (370,500원 ▼8,000 -2.11%)의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 소식에 '동학개미'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당초 투자 목적이었던 배터리 사업의 성장세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박탈감 때문이다.

전례가 없는 건 아니다. 친환경 핵심소재 및 부품 개발기업 에코프로 (517,000원 ▼33,000 -6.00%)는 2016년 2월 2차전지 소재 부문사업을 물적분할해 에코프로비엠 (227,500원 ▼1,500 -0.66%)을 신설했다. 지난해 3월에는 코스닥 상장까지 마쳤다. 그동안 에코프로는 어떤 주가 흐름을 보였을까.



에코프로가 에코프로비엠 물적분할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주주들의 강한 반발이 있었다. 실제 물적분할을 발표한 2월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1월 1만4000원대였던 주가는 2월 9000원대까지 떨어졌다. 3월까지 주가는 1만원대 머물렀다.

주주들은 주가 상승 동력이 제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15년까지 2차전지 소재 사업은 에코프로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주력 사업으로 성장했다. 또 2차전지 수요 증가로 매년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했다.



에코프로는 주주 설명회를 통해 물적분할과 관련해 "늘어나는 납품 물량에 따른 대규모 시설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라며 향후 사업 확장과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한동안 하락세를 이어오던 주가는 3~4개월 후 회복 움직임을 보였다. 에코프로 주가는 4월 말부터 1만4000원대로 진입했다. 물적분할은 했지만, 펀더맨탈 자체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에코프로 주가가 다시 출렁인 건 올해 초 에코프로비엠이 IPO(기업공개)를 진행하면서다. 에코프로비엠 상장 당일(3월 5일) 에코프로 주가는 4.8% 급감했다. 이후 주가는 소폭 등락을 거듭하다 3만원 이하로 떨어져 좀처럼 오르지 못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도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올해 3월 코로나19(COVID-19) 확산 국면에서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할 것 없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 주가는 엄청난 격차를 보이기 시작했다. 에코프로비엠이 2배 넘게 상승할 동안 에코프로는 1.2배 상승하는데 그쳤다. 18일 기준 에코프로 주가는 5만2100원,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15만200원이다. 이른바 지주사 할인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비엠 지분을 56% 갖고 있는 지배주주이지만, 할인 리스크가 크다"며 "에코프로비엠 상장 이후 시장에서 평가하고 있는 에코비엠 가치는 마이너스, 1년차 지주사 치고 지나치게 할인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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