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난중일기를 기자적 시각(종군기자)을 담아 펴냈던 작가(조진태)가 이번에는 유성룡의 징비록을 르포처럼 재구성했다. 기자 출신인 저자는 당대의 사료를 참고해 종군기자의 시각에서 임진왜란을 르포 기사로 담아내며 유성룡을 재조명한다.
영의정의 자리에서 밀려오는 왜적에 맞서 전란에 대응하고 왕(선조)을 보필한 유성룡은 지도자의 나태와 무능이 백성에게 미치는 고통을 목격하고 후세를 경계하는 징비록을 남겼다.
또 중국(명)-일본(왜)-조선이 참전하며 국제전의 성격을 띠었던 전쟁을 오늘의 국내 상황과도 담담하게 연결짓는다. 불필요한 민족주의적 감정에 빠져, 전란에 기여한 명나라 군대의 역할을 과소평가하거나, 이들의 횡포만을 부각해서 폄하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조선과 명, 그리고 일본 간 3국의 외교적 지위와 현실적인 동북아 국제 관계를 반영해 중국 중심의 외교 질서에 편입되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던 당시 일본의 상황도 전한다.
저자는 코로나로 일상이 멈춘 이 시대 재상 유성룡에게서 국난을 이기는 지혜와 인내를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