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가족/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금퇴족은 누구이며, 언제부터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스스로 노후자금이 충분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금퇴족이다. 퇴직 후에도 직장을 다닐 때처럼 소비할 수 있는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는 금퇴족을 '은퇴 후에도 오늘 같은 생활수준을 위해 차곡차곡 금융자산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정의했다.
센터 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 남녀 퇴직자 1000명 중 8.2%만 자신을 금퇴족으로 꼽았는데 이 중 28%는 30대 초반에 퇴직연금, 연금저축 등 연금에 가입했다. 4명 중 1명(26.8%)은 25세 이전부터 주식, 펀드, 파생상품에 가입한 경험이 있었다.
금퇴족, 40대에 격차 벌린다/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금퇴족이 가진 금융자산은 30대에서 50대까지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었지만 평균적으로 1억2000만원이었고 40대 초반 금퇴족의 금융자산은 전체 평균보다 1억원 이상 많았다. 30대 후반의 경우 그 차이가 5000만원이었는데 40대 들어 2배 이상으로 커진 것이다.
금퇴족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금융상품 구성 면에서도 40세 이후부터 큰 차이를 보였다. 금퇴족은 40~44세부터 펀드, 연금 신탁 비중을 63%로 잡았다. 금퇴족이 아닌 이들은 이 비중이 48%였다. 35~39세의 경우 이 숫자가 각각 50%, 46%로 큰 차이가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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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관리에 가장 집중…소득 높을수록 현금 비중↑40대 금퇴족도 소득수준별로 차이가 있었다. 공통적으로 퇴직연금에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부었지만 소득이 많을수록 요구불예금, 예·적금 등에 묶어둔 현금 비중이 높았다.
월 300만~500만원을 버는 '평균 소득자'는 평균 금융자산이 2억원이었고 이 중 퇴직연금이 3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펀드(19%), 연금저축 보험 등 기타 연금(13%)이 뒤를 이었다. 월 500만~80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중상위 소득자'는 평균 금융자산이 3억4000만원이었다. 퇴직연금(26%), 펀드(18%) 예·적금(17%) 순으로 자산을 운용했다.
월 800만원 이상의 소득을 거둬들이는 '상위 소득자'는 평균적으로 6억3000만원의 금융자산을 가지고 있었다. 요구불예금에 넣어둔 현금이 24%로 가장 많았고 퇴직연금(19%), 예·적금(18%), 펀드(18%) 등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언택트 은퇴 준비 50대서 활발/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50대도 예외는 아니다. 언택트 생활 방식이 30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한은행이 만 30~59세 직장인 300명을 상대로 각 연령대별 100명씩 조사한 결과다. 주식, 펀드 등 투자상품을 관리할 때 비대면 채널을 이용한다고 답한 비중은 50대가 58%로 30대(50%)보다 높았다. 예적금 관리도 마찬가지로 50대가 67%로 30대(65%)를 넘어섰다.
이들은 금융 스터디도 금융사 앱(애플리케이션)이나 유튜브 등 비대면 채널에서 했다. 300명의 응답자 중 금융사 지점에서 직원의 설명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고 답한 비율은 19.7%에 불과했다.
실제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은 유튜브 등으로 '언택트 세미나'를 활발히 진행한다. 우리은행은 23일 유튜브로 부동산 상담회를 열어 절세 비법, 투자 전략 등을 설명한다. 이어서 10월에는 자산관리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찍부터, 연금 활용, 비대면 스터디 착착…"연금 3층탑 쌓아야" 결국 금퇴족이 되려면 일찍부터 준비를 시작하는 게 답이다. 연금 상품을 활발히 활용하는 건 기본이다. 비대면 채널이 워낙 잘돼있어 공부할 거리도 충분하다. 조용준 하나금융 100년 행복연구센터장은 "금퇴족은 연금자산의 규모가 크고 펀드 투자도 활발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연금자산을 지키고 금융투자를 병행하면서 금퇴족이 될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연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3층탑'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국민연금, 퇴직연금만으로는 노후 보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3층 연금 탑을 쌓으면 은퇴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삶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