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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힘 낸' 스웨덴 집단면역? 이 수치들은 다른 얘기를 한다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0.09.18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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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멜라렌 호수에서 지난 8월 8일(현지시간) 스웨덴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스톡홀름=AP/뉴시스] 스톡홀름 멜라렌 호수에서 지난 8월 8일(현지시간) 스웨덴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스톡홀름=AP/뉴시스]




코로나19(COVID-19) 사태 초기 이른바 '집단 면역'시도로 국제 사회 지탄을 받았던 스웨덴의 일일 확진자가 8월 이후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일각에선 '집단면역'의 효과가 드디어 나타났다고 주장하고있지만, 현재 나타난 데이터만으론 집단면역의 효과를 입증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17일 글로벌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스웨덴 일일 확진자 수는 6월 1000명대를 기록하다가 8월 들어 200명 대로 떨어진 후 9월 첫째 주 평균 108명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스웨덴 국립보건원은 지난주 12만건 테스트 중 양성률이 1.2%였다고 밝혔다. 진단건수는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했던 3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일각에선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두고 스웨덴의 집단면역 시도가 뒤늦게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데레스 텡넬 스웨덴 공공보건청장은 "스웨덴이 집단면역 전략을 의도해 실시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평균적으로 보면 스웨덴이 올바른 길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항체 보유 7%뿐…확진자 감소와 집단면역 연관시킬 근거 부족해
최근 스웨덴의 고무적인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이를 집단면역과 연관시킬만한 근거는 부족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집단면역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전체 인구의 70~90%가 항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스웨덴 보건당국은 올해 초여름 기준 전체 인구의 7%만이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인 스톡홀름에서도 12%만이 항체를 가지고 있었다.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곳 중 하나인 스톡홀름 외곽 도시 린케비 시스타에서도 18%만이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공중보건국 역학전문가/사진=[스톡홀름=AP/뉴시스]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공중보건국 역학전문가/사진=[스톡홀름=AP/뉴시스]
주변국보다 월등히 높은 사망률…오히려 뒤늦은 통제 효과로 봐야
스웨덴의 높은 사망률 역시 집단면역의 효과가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미 잡지 내셔널 리뷰에 따르면 15일 기준 스웨덴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인구 100만명당 8638명으로 세계 34위, 사망자 수는 100만명 당 579명으로 13위다. 절대량으로 세계 1위 미국은 시민 100만명당 확진자 수 2만421건, 사망자 수 602명으로 두 분야 모두 1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 통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유사한 주변국들과 비교하면 스웨덴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덴마크는 100만명당 누적 확진자 수 순위가 88위, 사망자 수는 60위 그 외 노르웨이는 각각 106위, 87위, 핀란드는 115위, 78위다.

특히 스웨덴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사망자 수는 5만14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500명(15%)이상 늘었다. 이는 스웨덴이 대기근에 시달리면서 상반기에만 5만5431명이 사망했던 1869년 이후 150년만에 가장 높은 사망자 수치다.

이에 최근 스웨덴 확진자 수가 줄어든 것은 오히려 집단면역의 실패를 인정하고 6월부터 봉쇄정책을 뒤늦게라도 도입한 효과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텡넬 청장은 당시 "이렇게 많은 사망자가 나오고 요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이 그렇게 클 지 몰랐다"고 초기 대응 잘못을 인정했다.

스웨덴 스톡홀롬 한 음식점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스웨덴 사람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 AFP=뉴스1스웨덴 스톡홀롬 한 음식점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스웨덴 사람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 AFP=뉴스1
"집단면역은 예방 차원에서 접근해야…감염 달성은 사망자 만드는 일"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미 수많은 사망자를 낸 스웨덴을 두고 집단면역의 효과를 운운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동시에 애초에 달성불가능한 목표라고 봤다. 또 집단면역은 감염으로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백신의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응급의사이자 CNN 의료 분석가인 리나 웬은 "미국에서 집단면역을 달성한다는 것은 약 200만명의 사망자를 낸다는 것과 같다"며 집단면역 접근 방식 자체에 큰 우려를 드러냈다.

마리아 반 케르크호브 WHO 코로나 기술책임자는 "집단면역은 병원체에 대한 면역력을 갖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바이러스 감염의 의미에서 집단면역을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 이는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집단면역은 전체 국민 중 일정 비율 이상이 전염병에 대한 면역력을 갖추면 면역력이 없는 이들도 간접적인 보호를 받게 돼 궁극적으로 전염병이 퍼지지 않는다는 논리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대유행했을 때 대부분의 나라들이 봉쇄 정책을 실시했지만 스웨덴은 봉쇄를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술집과 학교, 레스토랑 등이 모두 정상 영업하고 개인적인 보건 책임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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