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보릿고개' 겪던 LG전자, 올해는 집콕 덕에 쏠쏠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9.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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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펜트업 수요 4분기까지 연장

'가을 보릿고개' 겪던 LG전자, 올해는 집콕 덕에 쏠쏠


전통적으로 하반기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해온 LG전자 (96,800원 ▼200 -0.21%)가 올해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COVID-19)로 집에 체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하반기 TV·가전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상고하저'에 울던 LG전자 '깜짝실적' 예고
17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LG전자의 올 3분기 실적 전망치는 지난 6월말 6303억원에서 지난 16일 기준 7514억원으로 12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이달 들어 최근 열흘간 800억원 가까이 늘어나며 실적 호조세가 뚜렷해졌다.

일부 증권사들은 LG전자의 3분기 실적을 8000억원대까지 높여 보고 있다. 여기에 매년 저조한 실적을 냈던 4분기도 올해는 선방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LG전자는 그간 1분기에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저조한(상고하저) 흐름을 반복해왔다. 특히 '가을장사'가 저조해 2018년과 2019년 4분기에 각각 757억원, 2019년 1018억원의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연말은 에어컨 등 가전의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TV·스마트폰 성수기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서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는 11월 말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부터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까지 전세계 유통가 대형 프로모션이 이어지는데 팔수록 수익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며 "LG전자는 이익이 전제된 매출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출혈 경쟁에 동참하지 않아 4분기 매출이 낮은 측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로 '가전 계절성' 무색…프리미엄·신가전 효과 기대
'가을 보릿고개' 겪던 LG전자, 올해는 집콕 덕에 쏠쏠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전의 계절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코로나 팬데믹(전세계적 유행)이 정점을 찍으면서 위축된 가전·TV의 수요가 3분기로 이연됐는데, 이는 4분기까지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상반기에 억눌린 수요가 되살아나는 '펜트업 효과'가 하반기 내내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무엇보다 코로나로 집에 체류하는 시간이 늘면서 대형·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과 위생가전 등 신가전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창원 가전공장은 에어컨 등 일부 계절 가전을 제외하면 지난달부터 풀가동되고 있다. 8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의 가동률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여행 등 지출이 줄면서 가전 예산이 증가하면서 프리미엄, 신가전 제품에 소비가 집중되고 있다"며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4.8% 증가하고 영업이익률도 10%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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