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매각한 대금은 4800억원 규모로, 일부 지분 매각만으로도 투자원금을 회수하는 수준의 성과를 냈다. 이번 블록딜 이후로도 SK㈜는 여전히 ESR 지분 6.4%를 보유한다. 이는 전일 종가 기준 약 7400억원 어치다.
아마존, 알리바바, JD닷컴 등 글로벌 고객사만 200여곳에 달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전문화된 최신식 물류 인프라를 갖춘 ESR의 경쟁력은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부각되어 왔다. SK(주)는 ESR이 상장되기 전인 2017년 8월과 2018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큰 수익을 냈다.
특히 지난해 11월 1일 홍콩증시에 상장하면서 ESR의 기업가치는 더욱 급등했다. 이커머스(E-commerce) 시장 성장이 가속화하면서 ESR 주가는 공모가(16.8홍콩달러) 대비 약 47%(9월 16일 기준, 24.75홍콩달러)까지 상승했으며, SK㈜ 지분 가치는 투자 대비 약 2.5배가 늘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회사 측에 따르면 ESR의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SK㈜가 보유한 잔여지분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SK㈜는 올해 들어 SK바이오팜 상장, SK E&S 중간배당을 비롯해 이번 ESR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미래 성장 동력사업에 재투자함으로써 투자 선순환 구조를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SK㈜는 글로벌 투자 전문성을 기반으로 바이오제약, 소재, 신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미래 먹거리 분야로 꼽히는 바이오제약, 반도체, 배터리부터 소재, AI, 빅데이터에 이르기까지 미래 먹거리 분야에 고루 투자한 SK㈜의 성장 투자 전략에 대한 시장의 신뢰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신약개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SK바이오팜을 필두로 SK E&S 등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CMO(원료의약품 위탁생산) 통합법인 SK팜테코는 SK㈜의 100% 자회사로 SK바이오팜을 이을 차기 상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도 SK㈜는 성장잠재력이 큰 항체신약개발, 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이머징테크(Emerging-Tech∙혁신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초기단계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혁신기술을 선점하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시딩(Seeding)’ 투자 전략의 일환이다.
SK㈜ 관계자는 "국내의 다른 지주회사와 비교할 수 없는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투자의 투자 회수 시기가 도래하면서 ESR과 같은 투자 성과 실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시장의 기대에 걸맞는 투자 선순환 구조 실현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