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 재즈피아니스트→프로듀서…더블랭크숍 "원필→백예린 염두 곡 작업"

뉴스1 제공 2020.09.17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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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블랭크 숍(윤석철)/사진제공=안테나 © 뉴스1더 블랭크 숍(윤석철)/사진제공=안테나 © 뉴스1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35)이 음악 프로듀서 '더 블랭크 숍'(The BLACK Shop)으로 나선다. 그는 무엇이든 대입할 수 있는 빈 공간을 의미하는 '블랭크'처럼, 아티스트 맞춤형의 폭넓은 음악들을 선보이며 재즈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적 장르를 선보이며 역량을 발휘할 예정이다.



해외 유수의 재즈 페스티벌과 콩쿠르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윤석철은 2009년 윤석철 트리오로 첫 앨범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윤석철 트리오 멤버로 한국 재즈계에서 11년간 유기적이고 실험적이며 재즈 본연의 즐거움에 천착한 작품과 공연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자이언티, 권진아, 샘김, 백예린, 폴킴 등 대중 음악신 아티스트와의 활발한 컬래버레이션으로 감성적 시너지를 발휘하며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17일 오후 6시 공개될 첫 번째 정규앨범 '테일러'(Tailor)는 양복점 재단사의 맞춤 서비스처럼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아티스트 맞춤형 프로듀싱을 선보이겠다는 윤석철의 포부가 담겼다. 타이틀곡 '사랑노래'는 짝사랑을 하고 있는 모든 리스너들을 위한 곡으로, 유니크한 데이식스 원필의 음색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다른 타이틀곡 '위 아 올 뮤즈'(We are all Muse)는 서로의 거울로서 우리가 무언가를 보고, 듣고, 감각하며 영감을 주고받는다는 내용의 곡으로, 백예린 특유의 세련된 음색과 감성이 귓가를 사로잡는다.



더 블랭크 숍은 17일 앨범 발매를 앞두고 뉴스1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음악 프로듀서 더 블랭크 숍으로 나서는 소감과 함께 첫 번째 정규앨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 블랭크 숍(윤석철)/사진제공=안테나 © 뉴스1더 블랭크 숍(윤석철)/사진제공=안테나 © 뉴스1
-윤석철이 아닌 프로듀서명 '더 블랭크 숍'을 새롭게 지은 이유가 있나. 프로듀서로서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소감은 무엇인가.

▶재즈 연주 음악 말고도 하고 싶은 음악들이 많다. 서로 구분을 지어서 활동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듣는 분들도 헷갈리지 않을 것 같고. 트리오 앨범을 만드는 것과는 많이 달라서 작업 중에 꽤나 여러 가지 일이 있었는데 그만큼 굉장히 많이 배운 것 같아서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아무쪼록 즐겁게 만들었는데, 요즘 다들 힘드실 텐데 이 앨범으로 조금이나마 즐거워지셨으면 좋겠다.


-재즈 피아니스트와 음악 프로듀서 작업 활동의 차이점을 꼽자면 어떤 것이 있나.

▶둘 다 곡을 쓴다는 것은 같다. 하지만 재즈 트리오로 연주 할 때에는 연주자 간에 상호적인 호흡이 더 중요해서 내가 크게 컨트롤 할 일이 없고 일정 부분 다른 연주자들의 공간을 비워 놓는다. 반면 프로듀서로서 곡을 만드는 것은 작곡, 작사, 편곡부터 어떤 가수, 연주자와 함께 해야 더 좋을지, 후반 믹스 작업은 어떻게 해야 할지 등 더 많은 것들을 신경 써야 한다는 것에 차이점이 있다.

-소속사 안테나에서 박새별 이후 11년 만에 'K팝 스타'를 거치지 않고 영입한 가수다. 유희열 대표와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나.

▶회사에 들어오기 전, 진로에 대한 고민 때문에 대표님을 뵌 적이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앨범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었는데 굉장히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서 하면 되겠네'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어찌저찌 지금은 식구가 된 지 1년6개월이 됐는데, 벌써 두 장의 앨범을 여기서 발표했다. 앞으로도 내 할 일을 열심히 할 예정인데, 그게 앞으로 안테나에 도움이 되는 일이길 바란다.

-안테나에 소속되면서 음악 작업할 때 달라진 부분은 있나.

▶음악 작업에 있어서 달라진 점은 크게 없는 것 같다.

더 블랭크숍/사진제공=안테나 © 뉴스1더 블랭크숍/사진제공=안테나 © 뉴스1
-재단사를 뜻하는 앨범명 '테일러'처럼 여러 아티스트에게 꼭 맞는 음악을 만들고 있는데, 곡 작업 시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옷을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이 앨범을 기획했다. 거의 모든 곡들은 처음부터 보컬 분들을 정한 뒤 만들기 시작했다. 팬으로서 내가 바라보는 가수의 이미지, 그분들의 음악 스타일, 나의 색깔들을 계속 고민하다 보면 밸런스가 맞는 지점이 있더라. 그렇게 콘셉트가 잡히면 나머지 작업은 꽤 수월하게 진행됐다.

-원필부터 백예린까지, '테일러'에서 각 곡마다 어떤 기준을 두고 아티스트를 섭외했나.

▶우선 거의 대부분 해당 아티스트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다들 친분이 조금씩 있는 분들이고, 실제로 같이 작업도 하고 공연도 했던 분들이라 그들의 고유의 스타일과 음악의 취향, 좋아하는 것들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었다. 예를 들면 하헌진은 블루스를 좋아하고 잘한다. 거기에 내 피아노 코드 진행이 합쳐지면 굉장히 신선하겠다 생각을 했다. 또 이진아는 재즈를 좋아하고 잘한다. 8비트(bit) 게임에서 쓰이는 원초적인 신시사이저 소리로 스윙 곡을 만들면 정말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재즈 장르로 유명하지만 K팝 아티스트와의 다양한 협업도 진행해왔다. 장르적 결합을 시도하면서 어떤 매력을 느꼈나. 혹시 눈여겨보는 아티스트가 있나.

▶재즈가 아닌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접할 때 아슬아슬 외줄 타기 한다는 기분을 많이 갖는다. 연주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처음에는 뭔가 겉핥기식으로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다른 신의 뮤지션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새로운 음악도 많이 듣고 특유의 문화도 알게 되면서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할 때의 쾌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최근에는 최예근, 윤지영, 겨울에서 봄, 쿠인, 정원영밴드의 음악을 자주 듣고 있다.

더 블랭크 숍(윤석철)/사진제공=안테나 © 뉴스1더 블랭크 숍(윤석철)/사진제공=안테나 © 뉴스1
-첫 정규앨범 '테일러'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와 협업한 가수와의 호흡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

▶8비트 게임 속에 (이)진아 목소리가 나오면 너무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전부터 했었는데, 진아의 가이드 녹음을 듣고서 '만세'를 불렀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앞으로 프로듀서 '더 블랭크 숍'으로서 활동 계획과 목표는.

▶다음 앨범에 대한 계획이 있지만 아직은 상상만 하는 단계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긴 하다. 천천히 필요한 것들을 공부한다든지, 필요한 장비를 구입 한다든지 새로운 사람들, 환경에서 또 열심히 연주하고 곡 쓰고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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