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유흥업소 지원금 지급’…정부는 반대 vs 경남은 찬성

뉴스1 제공 2020.09.17 07:06
의견 남기기

글자크기

유흥업계 "정부 정책에 문 닫았는데…유흥업만 차별 마라”



(경남=뉴스1) 강대한 기자
한국유흥음식중앙회 회원과 유흥주점 관계자 등 참석자들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흥주점 2차 재난지원금 제외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9.14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한국유흥음식중앙회 회원과 유흥주점 관계자 등 참석자들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흥주점 2차 재난지원금 제외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9.14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경남=뉴스1) 강대한 기자 = 정부에서 약 반세기 만에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확정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2차 재난지원금 지급 가닥을 세웠다.

이번에는 그간 사회적 거리두기에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자는 게 골자다. 하지만 소상공인 가운데 유흥업소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를 두고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여당 소속 일부 시장이 정부와 반대 입장의 목소리를 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도·경남 지자체 “유흥주점에 지원금 줘야”

경남도는 정부 4차 추경안에 따른 지원에서 제외되는 사각지대를 찾아 보완하는 대책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현재 국회에서 심사 중인 추경안에는 도내 집합금지 대상 고위험시설의 절반이 넘는 유흥주점이 제외돼 있다.

이에 도는 국회에 유흥주점 지원 예산 반영을 건의하고, 정부안대로 제외될 경우에는 도와 시군이 협력해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도 소상공인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지원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도 정책자금 대상에 포함해 줄 것을 국회와 정부에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김 지사는 전날 오후 도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경상남도 민생경제대책본부 제5차 회의’에 참석해 “사각지대가 생기는 건 불가피하다”면서 “그 와중에 생기는 크고 작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지방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창원시에서는 정부 지원에서 제외된 업종인 유흥주점 등도 행정명령을 착실하게 지켜 코로나19 재확산을 막는 데 동참하고 있고 다른 업종 소공상인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두 업종도 반드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집합금지 행정명령으로 2주간 폐쇄되었던 고위험 다중이용시설 12개 업종은 차별 없이 반드시 모두 지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변광용 거제시장 역시 유흥주점과 무도회장 등이 4차 추경의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시 자체적으로 지원할 계획을 천명했다.

변 시장은 “사회 통념상 지원이 곤란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지만 유흥업 가운데 유흥주점, 클럽 등과 유사한 단란주점과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은 지원 대상에 포함이 된 만큼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국유흥음식중앙회 회원과 유흥주점 관계자 등 참석자들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흥주점 2차 재난지원금 제외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9.14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한국유흥음식중앙회 회원과 유흥주점 관계자 등 참석자들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흥주점 2차 재난지원금 제외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9.14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정부와 다른 노선…경남도 재난지원금 지급은 어떻게?

정부에서 300만명에 가까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최대 2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지만 룸살롱 등 유흥주점과 콜라텍 등 무도장 운영업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유는 유흥주점이 일반 주점보다 향락의 정도가 높기 때문에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국민 정서상 맞지 않다는 것.

하지만 경남에서는 이를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판단, 유흥업소 등에도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정부와 같은 재난지원금으로 유흥업소에 지급할 예정이며 재원은 구호·관리기금 등을 놓고 고민 중에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국민 정서상 유흥업소를 제외한다는 것이지 위법이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경남에서는 관련법에 따라서 재난지원금 형태로 지급될 예정”이라며 “유흥업소 역시 코로나라는 똑같은 재난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업종과 형평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 업소당 지급 규모는 현재로선 결정된 게 없다. 도는 22일 국회 예산심의가 최종 결정된 이후 유흥업소 재난지원금 지급에 구체적인 안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유흥업소 재난지원 방침에 반발 목소리도

반면 경남지역 여성단체에서는 행정당국의 유흥업소에 재난지원금 지금 방침에 대해 철회를 촉구했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이날 오전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흥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을 착취하는 유흥업소에 대한 창원시장의 시대착오적 재난지원금 지원 방침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창원시는 “고위험 다중이용시설 전 업종을 지원하고자 하는 취지와는 무관한 성차별, 성착취의 온상 유흥업소 지원 문제로 몰아가는 경남여성단체연합에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창원시 의창구 주민인 김모씨(32)는 “행정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면서 고위험시설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행태가 이중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씨는 “도내 고위험시설 집합금지에서 집합제한으로 완화됐다는 기사를 엊그제 본 거 같은데, 이제는 고위험시설에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기사가 나온다”면서 “행여 유흥업소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이번에는 누구를 탓하겠느냐”고 꼬집었다.

한국유흥음식중앙회 회원과 유흥주점 관계자 등 참석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흥주점 2차 재난지원금 제외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9.14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한국유흥음식중앙회 회원과 유흥주점 관계자 등 참석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흥주점 2차 재난지원금 제외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9.14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유흥업계 "정부 정책에 문도 닫았는데…유흥업만 차별 마라”

유흥업계에서는 당장 불만의 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정부에 사유재산을 침해당하며 문을 걸어 잠그고 견뎠는데 돌아오는 건 차별이라는 지적이다.

오민환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경남지회 창원시지부 사무국장은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매출의 2/3가 줄었다. 소상공인 혜택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집합금지까지 더해 더욱 배곯아야 했다”면서 “정부에서 유흥업소만 왕따시킨다”고 울분을 토했다.

오 국장에 따르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유흥가인 창원시 상남동에는 750여개의 유흥업소가 밀집해 있다. 코로나 사태에 직면하면서 일부 유흥업소들이 점차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소마다 계약기간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버티고 있는 집도 있다. 일부는 자기 집 전세금을 빼 월세를 내고 가게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처지에 놓였다”며 “유흥업은 통상 권리금이 없기 때문에 계약이 끝나면 업을 접기 쉬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공정하고 형평성 있게 해야 한다”면서 “이번에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사유재산을 ‘문 닫으라’ 해서 문을 닫았는데, 유흥업소만 지원금에서 제외했다”고 지적했다.


경남도와 창원시 등의 지원금 지급 계획에 대해서는 “큰집(정부)에서 안주고, 작은집(경남도)에서라도 챙겨준다고 하니 위안을 삼고 지켜보려고 한다”면서 “지급액까지 차별화되면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나의 의견 남기기 등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