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파월'에도 美 증시 혼조…"국내 영향은 제한적"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20.09.1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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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2023년까지 '제로(0)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미국 증시는 경제 회복과 기술기업 반독점 조사 우려 등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준의 중장기적 완화 기조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39.85포인트(1.25%) 떨어진 1만1050.47로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15.71포인트(0.46%) 하락한 3385.49를 기록했다.

우량주(블루칩)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6.78포인트(0.13%) 오른 2만8032.38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날 이틀 간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현행 0∼0.25%로 유지키로 결정했다.

이번 FOMC는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 도입 선언 뒤 처음 열린 정례 회의다. 이날 연준은 성명을 통해 Δ최대고용으로 보는 수준까지 노동시장이 회복하고 Δ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연 2%까지 오르며 Δ물가상승률이 한동안 연 2%를 적당히 넘는 궤도에 오를 때까지 현 금리 수준을 유지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오는 2023년까지 현행 제로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 17명 전원이 2021년까지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2022년과 2023년까지 동결을 예측한 인원은 각각 16명, 13명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상된 결정이지만 금융시장에 안전판을 제공한다는 의미"라며 "추후 기대되는 재정정책과 맞물릴 경우 주식 등 위험자산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승훈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준은 장기간 실질금리 유지 등 절대적 완화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중장기 위험자산 호재이자 달러 약세 유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의 비둘기파(통화 완화)적 기조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하락한 이유는 파월 의장의 부정적 경기 전망과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 이슈 때문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FOMC 성명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경제회복세는 예상보단 양호하지만, 전반적인 미국의 경제활동은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전 수준을 훨씬 밑돌고 있다"며 "올해 초의 탄탄한 경제활동과 고용수준으로 돌아가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현재 채권 매입 수준이 적절하다며 추가 부양책을 내는 것에는 신중함을 추구한 점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며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종목군에 대해서는 차익 욕구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페이스북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준비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불거진 반독점 조사 이슈는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으며, 개별 기업 이슈인만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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