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다가 경찰 총격에 사망…美흑인 유가족, 141억원 합의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0.09.1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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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폴리스 AFP=뉴스1) 지난 7월 5일(현지시간) 매릴랜드주 아나폴리스의 공원에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문구과 함께 경찰 총격에 숨진 흑인 여성 브리오나 테일러를 그린 거대한 바닥 벽화가 보인다.  ⓒ AFP=뉴스1(아나폴리스 AFP=뉴스1) 지난 7월 5일(현지시간) 매릴랜드주 아나폴리스의 공원에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문구과 함께 경찰 총격에 숨진 흑인 여성 브리오나 테일러를 그린 거대한 바닥 벽화가 보인다. ⓒ AFP=뉴스1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시 당국이 집에 있다가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흑인 여성 브레오나 테일러(당시 26세)의 유가족에게 1200만달러(약 141억원) 배상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그레그 피셔 시장, 테일러의 유가족과 그들의 변호인은 15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테일러의 부당한 사망에 대한 소송에서 이 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양측이 합의한 배상 규모는 미국에서 나온 가장 큰 금액 중 하나다. 아울러 합의에는 특정 경찰 업무와 관련한 사회 복지 인력의 지원, 수색영장에 대한 지휘권자의 승인 절차 도입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합의는 마약 수사를 진행한 루이빌 경찰 당국이 늦은 밤 예고 없는 가택 수색을 하며 테일러의 아파트 문을 부수고 들어가 총격으로 그를 사살한 지 6개월 만에 나왔다.

지난 3월 13일, 사복 경찰 3명이 집으로 들어왔을 때 테일러는 남자친구 케네스 워커(27)와 침대에 누워 있었다. 변호사에 따르면 이들은 예고 없는 방문에 경찰을 침입자로 인식했고, 총기 소지 면허를 갖고 있던 워커는 경찰에 총을 쐈다.

경찰은 이에 응사해 총을 20발 이상 발사했다. 테일러는 적어도 8차례 총에 맞아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마약 판매상 용의자가 테일러의 집에서 소포를 받은 정황을 포착해 영장을 집행했으며, 집에 들어가기 전 몇 번이나 문을 두드리고 신원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테일러의 집에서 마약은 발견되지 않았다. 테일러는 전과도 없었다. 이 사건 후 루이빌 시의회는 기습 수색을 금지하는 '브레오나법'을 통과시켰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 브렛 행키슨은 테일러의 집에서 무분별하게 10발을 발사해 지난 6월 말 해고됐다. 그러나 CNN에 따르면 당시 총격에 연루된 경찰관 중 기소된 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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