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기'조사에 美법무부 합류…한미 증시출렁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한지연 기자 2020.09.1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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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SEC 민사고발권, 검사는 형사고발권 가져…국내 주가도 영향

니콜라 리퓨즈 트럭/사진=AFP, 니콜라 제공니콜라 리퓨즈 트럭/사진=AFP, 니콜라 제공


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의 사기 논란을 조사하기 위해 미국 법무부가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에 합류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맨해튼의 미 연방 검찰청 소속 검사들이 조사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기존엔 SEC만 니콜라를 자체 조사해왔다.

SEC-검찰청, 니콜라 기술과장 및 허위진술 여부 조사
소식통은 법무부가 니콜라가 핵심 기술을 과장하고 허위 진술 했다는 혐의를 조사중이라고 전했다. SEC는 민사고발권, 법무부는 형사고발권을 가진다.



SEC와 맨해튼 사무실은 WSJ의 논평 요구를 거절했다. 니콜라는 법무부 맨해튼 사무실이 연락을 취해왔는지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공개할 것이 있으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EC는 니콜라가 사기 업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매도 업체(주가 하락에 베팅해 이익이 발생하는 투자 방식) 힌덴버그 리서치가 배포한 가운데 이 주장의 타당성을 살펴보기 위한 예비 조사에 착수했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 10일 니콜라는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의 수십가지 거짓말을 기반으로 세워진 사기 업체라는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니콜라가 2016년 출시한 수소 연료전지 트럭을 홍보하기 위해 2018년 공개한 주행영상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트럭을 언덕에서 밀어 빠르게 달리는 것처럼 꾸몄다는 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와 거래 소식에 8일 40%까지 급등했던 니콜라 주가는 9~11일 사이 36% 급락했다.

니콜라 트럭이 수소충전소에 세워져 있는 모습/사진=AFP, 니콜라 제공니콜라 트럭이 수소충전소에 세워져 있는 모습/사진=AFP, 니콜라 제공
힌덴버그 "니콜라는 사기업체" vs 니콜라 "주가 떨어뜨리려 거짓주장"
니콜라와 힌덴버그 리서치의 주장은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니콜라는 자사 주식을 공매도한 힌덴버그 측이 주가를 떨어뜨려 이익을 보려고 시세조종의 목적으로 문제의 보고서를 냈다고 반박에 나섰다. 힌덴버그는 니콜라가 자신들의 문제 제기에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거듭 반박했다.

이들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니콜라 주가는 연일 출렁이고 있다.

지난 6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니콜라 주가는 한때 포드 자동차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을 만큼 급등했지만 힌덴버그측의 문제 제기 이후 거의 40% 가량 급락, 현재는 상장 초기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니콜라 트레 트럭/사진=AFP, 니콜라 제공니콜라 트레 트럭/사진=AFP, 니콜라 제공
BBC "니콜라, 수소전기트럭 언덕 영상에서 자체 동력원 아니란 것 인정해"
영국 BBC에 따르면 니콜라는 수소전기트럭이 자체 동력원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내리막길에서 굴러가는 것이란 사실을 인정했다.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이 2018년 1월 게시해 26만번 넘게 조회된 해당 영상에는 화물차가 사막 고속도로를 달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BBC에 따르면, 니콜라는 트럭의 기어박스, 배터리 및 기타 부품들이 작동하고 있지만 동력원이 되는 수소연료전지는 아직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인정했다.

니콜라는 또 이 영상에서 제3자의 인버터를 사용했고 스티커로 이 인버터를 가렸다는 점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이는 자동차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일반적인 관행이며 자체 인버터를 설계, 엔지니어링 및 작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니콜라는 '제 2의 테슬라'로 불리며 시장의 관심을 모아왔지만 정작 단 한대의 수소연료전지트럭도 판매해본 적이 없다.

BBC에 따르면 니콜라는 애리조나에 공장을 짓고 있으며, 2021년말 배터리 구동형 전기트럭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2022년에는 픽업밴 생산을 시작한다. 이 픽업밴은 GM이 공급하는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할 예정이다.

니콜라 투자한 한화…국내 증시에도 영향
이번 논란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니콜라에 투자한 한화그룹 계열사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한화 주가는 지난 10일 이후 15일까지 11.46% 내렸고 한화솔루션은 14.14% 떨어졌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11월 총 1억달러(1200억원)를 투자해 니콜라 지분 6.13%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비상장사이며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6.05%를 한화솔루션이, 한화솔루션의 지분 37.25%를 한화가 보유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주가는 16일 오후 2시20분 전일대비 1.7% 떨어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니콜라에 직접 투자한 액수도 상당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최근 니콜라 주식 보관 잔액은 1억4754만달러(1744억원) 규모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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