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새 시총 8000억→8조…천종윤 씨젠 대표 "분자진단 대중화"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0.09.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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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윤 씨젠 대표이사천종윤 씨젠 대표이사


"전 인류를 바이러스로부터 지켜내겠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전세계 분자진단 대중화에 기여하겠다.”

천종윤 씨젠 (21,450원 ▼50 -0.23%) 대표이사는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열린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바이러스는 결코 인간을 이길 수 없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씨젠은 코로나19(COVID-19) 사태 초기 발 빠르게 진단키트를 개발, 공급하면서 K-방역의 선두에 섰던 국내 대표 분자진단업체다. 씨젠은 지난 1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즉시 진단키트 개발에 착수했고,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이처럼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조기에 공급하면서 방역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관리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해외에서도 주문이 쏟아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씨젠의 진단키트를 하루라도 빨리 공급받기 위해 긴급사용승인을 내줬고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도 잇따라 인증을 받았다. 지난 9월 중순 기준 씨젠이 수출한 진단키트 물량은 67개국, 5000만개에 달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진단키트 주문이 폭주하면서 씨젠의 실적과 기업가치는 드라마틱하게 변했다. 씨제은 올 상반기 매출 3566억원, 영업이익 2087억원, 당기순이익 1653억원 등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528%, 1897%, 991% 급증한 수치다.



실적이 고공행진하면서 덩달아 주가도 폭등했다. 연초 3만원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지난달 무려 10배 이상인 32만2200원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이 8조4000억원을 넘어서며 이 부문 코스닥 2위로 올라섰다. 전날 종가(26만6700원) 기준 시가총액은 7조원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코스닥 2위를 기록 중이다.

씨젠이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시간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가 바탕이 됐다. 씨젠은 2000년 창립 이래 실시간 동시다중 진단기술로 분자진단시장을 주도해왔다. △타겟 바이러스를 선별적으로 동시에 다중 증폭하는 기술 △여러 개의 타겟 바이러스를 한 번에 검출하는 기술 △바이러스의 종류와 함께 정량까지 산출하는 기술 △최종 진단 결과를 자동으로 판독해 오류없이 감염 여부를 정확히 진단하는 기술 등 각종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성장한 씨젠은 앞으로 기술 고도화와 대중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천 대표는 20주년 기념식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한편 미래전략도 발표했다. 주요 전략으로는 △인공지능(AI) 기반 다양한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과 생산 △미국·중국·일본 등 해외진출 본격화 △글로벌 분자 진단의 생활검사화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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