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900 돌파…4개월 전 바이오株 담고도 못 웃는 개미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9.1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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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코스닥 900 돌파…4개월 전 바이오株 담고도 못 웃는 개미들


코스닥지수가 2년5개월만에 900선을 돌파했다. 개인들의 매수세에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른 덕분이다. 다만 시총 상위주들도 주가 변동성이 크고 연말로 갈 수록 대주주를 피하기 위한 매물이 나올 수 있어 투자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 한달간 1.6조 매수…시총 상위주 '껑충'
16일 오전 11시47분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61% 오른 904.92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지수가 900선을 돌파한 것은 2018년 4월17일(종가기준) 이래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8월20일 국내 코로나19(COVID-19) 재확산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791.14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연준이 '평균물가 목표제' 채택 등 양적완화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도 주춤하면서 증시는 다시 랠리를 타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전날까지 코스닥지수는 약 한달간 15%가 상승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덕분에 지수가 '레벨 업'한 측면도 있지만, 역시 지수 상승의 일등공신은 개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 1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개인들은 주로 시총 상위주들을 매수했다. 코스피에서처럼 '잘 알려진 대형주'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그 덕분에 시총 상위 30위 기업들은 큰 변동이 없었다. 새로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와 천보가 유입되고, 엑서스바이오와 동국제약이 순위에서 밀렸다. 시총 10위권에서는 알테오젠, 에이치엘비, 제넥신, 케이엠더블유의 주가가 20~30%가 뛰어 시총 상위주에만 투자해도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연말 대주주 요건 강화로 매물 우려
하지만 그동안 코스닥에 투자자한 개인들이 모두 큰 수익을 올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총 상위주들이 단기간에 상승한 것은 맞지만, 변동성이 커 지난 6월~8월에 기록한 고점 대비로는 주가가 낮은 상태기 때문이다.

알테오젠의 경우 올초 3만원대였던 주가가 지난 6월 38만원까지 치솟은 뒤 현재 20만원대에 안착했다. 올 초 대비로는 7배의 수익률이지만, 6월 고점 대비로는 약 44%가 손실인 상황이다.

레고캠바이오도 8월20일 이후로는 주가가 32% 상승했지만, 지난 6월 고점 대비로는 50%가 낮다. 바이오주들이 신약 개발이나 초기 임상 소식에 오르락 내리락하다보니, 장기투자를 하기보다는 소문에 사고 파는 일이 잦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년 연말에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 매물이 나오는 점도 우려된다. 코스닥시장에서 대주주 요건은 현재 단일 종목 10억원 이상(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포함)이다. 하지만 기준이 내년 4월부터 3억원으로 대폭 낮아지면서 매도 행렬이 예상된다. 과세 기준일은 4월1일지만 대주주 판단 기준은 전년 12월 말이기 때문에 매년 연말에 매물이 나온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5개년 동안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은 12월에 일제히 순매도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12월 평균 순매도 금액은 2조9000원 수준이다.

그는 "올해 말에는 대주주 요건이 강화되면서 환매 전쟁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연말이 가까워지면 새로운 실적개선주 위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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