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쏘카, '12번째 유니콘' 등극…500억 투자 유치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0.09.1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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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9년만에 몸값 1조원 이상 평가…모빌리티, 신사업 기대감 반영된 성과

이재웅 쏘카 전 대표.이재웅 쏘카 전 대표.


국내 1위 카셰어링업체 쏘카가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 2월에 이어 7개월만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크래프톤, 야놀자, 무신사 등에 이어 국내 12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에 등극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 유치한 투자라서 더 값진 성과라는 평이 나온다.



올해만 1000억 투자 유치…모빌리티 업계 최초 유니콘기업 반열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이달 초 총 5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1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쏘카의 누적 투자액은 3000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쏘카 관계자는 "협의 조건상 구체적 투자자 내역은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에는 국내 증권사 한곳이 참여했고 쏘카는 1조3000억원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쏘카는 지난 2월 국내 사모펀드(PEF)인 LB프라이빗에쿼티(PE) 등으로부터 510억원을 투자받을 당시 기업 가치를 9000억원대로 평가받은 바 있다.



이번 투자 유치는 쏘카가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했음에도 여전히 모빌리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방증이다. 특히 업계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2월 이후에 추가 투자를 이끌어 냈다는 점이 놀랍다는 반응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악재를 뚫을 만큼 쏘카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 아니겠나"라며 "연초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유니콘 기업의 명맥이 끊겼는데 쏘카가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 바이오기업 '에이프로젠'이 지난해 12월 열한번째 유니콘 기업에 오른 후 차기 유니콘 기업 탄생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단독] 쏘카, '12번째 유니콘' 등극…500억 투자 유치
카셰어링 100대에서 1만2000대로 쾌속 성장…박재욱 대표, 플랫폼 경쟁력 극대화
쏘카는 지난 2011년 제주도에서 100대의 차량으로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창업 9년만에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국내 12번째이자 모빌리티 업계 최초다. 차량 규모는 1만2000여대로 늘었고 회원수는 600만명을 돌파했다. 매출액은 2014년 146억원에서 2019년 2566억원으로 5년새 20배 가까이 늘었다.

쏘카의 성장을 이끈 이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창업자 이재웅 전 대표다. 그는 다음 대표이사를 사임한지 10년만인 2018년 4월 쏘카 대표로 돌아왔다. 이 전 대표는 그해 10월 커플메신저 앱 ‘비트윈’ 개발사 VCNC를 인수했고, 차량공유서비스 ‘타다’를 선보였다.


타다는 시장 반응이 좋았다. 차량도 1500대 수준까지 늘었다. 타다는 운행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였지만 쏘카는 규모의 경제를 이룬다는 목표하에 사업을 확대해 나갔다. 그러던 중 규제에 막혀 좌초했다. 쏘카는 지난 3월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접었다.

이후 이 대표는 스스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박재욱 VCNC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아 쏘카를 이끌었다. 박 대표는 조직을 재정비하고 카셰어링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사업을 모색해왔다. 쏘카의 기술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인 가맹택시, 대리운전, 중고차 등 차량 플랫폼을 활용한 사업들에 주목했다. 쏘카는 수년간 카셰어링, 호출서비스 등 차량 관련 IT 플랫폼을 운영하며 쌓은 데이터와 노하우를 보유했다는 평가다. 투자자도 이 부분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욱 쏘카 대표./사진=쏘카박재욱 쏘카 대표./사진=쏘카
신사업에 투자금 투입...가맹택시 중고차 대리운전 등 신시장 진출 탄력
쏘카는 이번 투자금을 신규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앞서 쏘카는 연내 가맹택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며 가맹택시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타다 베이직을 서비스했던 VCNC는 지난 7월 가맹 참여 희망자(개인·법인택시)에게 제공할 정보공개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했다. 타다 베이직이 모빌리티 기업 주도의 공유경제 모델이었다면, 가맹택시는 택시업계와 플랫폼 기업의 공생 모델이다.

올 4분기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 '타다 대리'도 출시한다. 이미 '대리운전전문 프랜차이즈업', '대리운전 중개업' 등을 상품으로 등록했다. 타다 대리는 투명한 요금과 수수료 정책, 경유지 설정 등 그간의 타다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기능들을 담는다. 기존 타다 앱에 '타다 대리' 서비스 메뉴가 추가되는 형태다.

중고차 시장 진출도 타진중이다. 쏘카는 지난 6월 쏘카·타다 앱에서 '타다 베이직'으로 쓰이던 11인승 카니발 일부 물량을 90분 만에 완판하면서 온라인 중고차 판매의 가능성을 봤다. 쏘카는 지난달 25일 특허청에 온라인 중고차 판매 서비스에 대한 상표 출원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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