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쏘카 전 대표.
이번 투자에는 국내 증권사 한곳이 참여했고 쏘카는 1조3000억원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쏘카는 지난 2월 국내 사모펀드(PEF)인 LB프라이빗에쿼티(PE) 등으로부터 510억원을 투자받을 당시 기업 가치를 9000억원대로 평가받은 바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악재를 뚫을 만큼 쏘카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 아니겠나"라며 "연초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유니콘 기업의 명맥이 끊겼는데 쏘카가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 바이오기업 '에이프로젠'이 지난해 12월 열한번째 유니콘 기업에 오른 후 차기 유니콘 기업 탄생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쏘카의 성장을 이끈 이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창업자 이재웅 전 대표다. 그는 다음 대표이사를 사임한지 10년만인 2018년 4월 쏘카 대표로 돌아왔다. 이 전 대표는 그해 10월 커플메신저 앱 ‘비트윈’ 개발사 VCNC를 인수했고, 차량공유서비스 ‘타다’를 선보였다.
타다는 시장 반응이 좋았다. 차량도 1500대 수준까지 늘었다. 타다는 운행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였지만 쏘카는 규모의 경제를 이룬다는 목표하에 사업을 확대해 나갔다. 그러던 중 규제에 막혀 좌초했다. 쏘카는 지난 3월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접었다.
이후 이 대표는 스스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박재욱 VCNC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아 쏘카를 이끌었다. 박 대표는 조직을 재정비하고 카셰어링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사업을 모색해왔다. 쏘카의 기술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인 가맹택시, 대리운전, 중고차 등 차량 플랫폼을 활용한 사업들에 주목했다. 쏘카는 수년간 카셰어링, 호출서비스 등 차량 관련 IT 플랫폼을 운영하며 쌓은 데이터와 노하우를 보유했다는 평가다. 투자자도 이 부분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욱 쏘카 대표./사진=쏘카
올 4분기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 '타다 대리'도 출시한다. 이미 '대리운전전문 프랜차이즈업', '대리운전 중개업' 등을 상품으로 등록했다. 타다 대리는 투명한 요금과 수수료 정책, 경유지 설정 등 그간의 타다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기능들을 담는다. 기존 타다 앱에 '타다 대리' 서비스 메뉴가 추가되는 형태다.
중고차 시장 진출도 타진중이다. 쏘카는 지난 6월 쏘카·타다 앱에서 '타다 베이직'으로 쓰이던 11인승 카니발 일부 물량을 90분 만에 완판하면서 온라인 중고차 판매의 가능성을 봤다. 쏘카는 지난달 25일 특허청에 온라인 중고차 판매 서비스에 대한 상표 출원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