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00 돌파하자 '곱버스' 몰려든 개미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0.09.16 13:32
글자크기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코스피가 2400선을 넘어 연고점을 갈아치우고 고공행진하자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투자자도 늘고 있다. 주가 상승세 때마다 '인버스' 상품에 투자하던 모습이 다시 나타난 것이다. 향후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이들의 전략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0일부터 15일까지 4거래일간 개인 투자자는 KODEX 200선물 인버스2X를 133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3658억원)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순매수 종목이다. 카카오, LG화학, 한화솔루션 등 주요 종목보다 매수 금액이 많았다.



인버스 상품은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일명 '곱버스'로 불리는 'KODEX 200선물인버스 2X'는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하루치 수익률을 역으로 추종한다. 지수가 하루에 1% 하락하면 2%의 수익이 나는 방식이다.

반면 같은 기간 KODEX 레버리지,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는 각각 1352억원, 600억원 순매도하며 각각 3, 5위에 올랐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이 연일 상승세를 타며 연고점을 경신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버스 상품을 본격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인버스를 팔고 KODEX200, KODEX레버리지 등 지수 상승으로 수익을 얻는 상품을 사들였다.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대비 15.67포인트(0.65%) 오른 2,443,58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스1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대비 15.67포인트(0.65%) 오른 2,443,58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스1
그동안 개미들은 지수가 오를 때마다 인버스 상품을 매수해 수익을 내려는 전략을 택했다. 올해 코로나19 폭락장 이후 처음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돌파했던 5월 26일 이후 약 한 달간 곱버스는 개인 순매수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약 보름 만에 2200포인트에서 2400포인트까지 급상승했던 7월27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도 역시 5위(2207억원)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코스피가 큰 하락 없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당시 인버스 상품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일부 손해를 봤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자들이 증시가 오를 때마다 인버스 상품을 매수하는 것은 전형적인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이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도 코스피는 당분간 큰 하락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국내 증시가 높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가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미국 증시도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국내·외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이 앞으로도 증시를 지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과 비슷한 2440선에서 큰 하락 없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관심이 높다는 점과 완화적인 유동성 여건까지 고려하면 개인이 가격 하단을 지지하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개선된다는 기대감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라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