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이어 코로나 잡는다"…'진단·분석·치료' 역량 총동원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0.09.1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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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K바이오 대도약]GC녹십자그룹

편집자주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100년 역사의 K바이오가 대전환기를 맞았다. 진단키트를 비롯한 의료기기부터 백신·치료제 등 신약개발까지 K바이오의 저력이 전세계의 집중조명을 받으면서 대도약의 기회가 생겼다. 정부도 K바이오를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주요 제약·바이오기업과 그들의 전략을 살펴봤다.

GC녹십자 연구현장 / 사진제공=GC녹십자GC녹십자 연구현장 / 사진제공=GC녹십자


2009년 4월 신종플루 팬데믹(대유행) 당시 세계적 백신대란이 일어났다. 우리 정부도 “백신 구걸”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백신 확보에 나섰지만 여전히 백신이 부족했다. 그해 9월 GC녹십자 (111,900원 ▲800 +0.72%)가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신종플루 백신 개발에 성공하자 한국은 비로소 바이러스의 공포에서 벗어났다. 당시 전국민의 35%에 이르는 1700여만명이 GC녹십자의 백신을 접종했다.

GC녹십자그룹이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상황에서 또다시 구원투수로 나섰다. 자회사들을 통해 코로나19 진단키트, 치료제, 백신 등 진단부터 치료·예방에 이르는 전영역의 제품을 개발한다. 백신 명가로서 저력을 또다시 발휘할지 주목된다.



GC녹십자, 혈장치료제 개발 속도…임상2상 개시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이번주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임상2상을 시작한다. 지난 4월 개발에 착수한 지 5개월 만이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혈액의 액체 성분)에서 다양한 유효 면역항체를 뽑아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 의약품이다.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그냥 수혈하듯 투여하는 혈장치료와는 다르다. 회사는 연내 혈장치료제 상용화를 마무리한 후 이를 국내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GC녹십자는 혈장치료제와 별도로 코로나바이러스 범용백신도 개발 중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코로나19뿐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범용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며 “현재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자회사 GC녹십자랩셀은 GC녹십자와 별도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실험실(In-vitro) 연구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세포가 자사 NK(자연살해)세포치료제에 의해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다. 회사는 이를 토대로 치료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GC녹십자엠에스, 진단키트 덕에 영업익 100배↑
"신종플루 이어 코로나 잡는다"…'진단·분석·치료' 역량 총동원
GC녹십자엠에스 (4,055원 ▼50 -1.22%)는 코로나19 진단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정확도가 높은 실시간 ‘유전자증폭(RT-qPCR) 진단키트’, 10분 내로 결과가 나오는 ‘항체진단키트’, 두 진단키트의 장점을 합친 ‘현장진단(POTC) 분자진단키트’ 등 다양한 제품군을 구축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덕에 GC녹십자엠에스는 올 2분기에 2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0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34.8% 증가한 289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에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속한 진단기기제품 사업의 매출은 60% 성장했다.


진단키트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실적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에만 4200만달러(약 520억원) 규모의 진단키트 수출계약을 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는 규모다. GC녹십자엠에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해외 수요는 여전히 많다”며 “지난 6월에 체결한 수출계약과 추가계약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유전체 분석도 진행
GC녹십자그룹은 코로나19 유전체를 분석해 바이러스 변이를 확인하는 기술도 갖췄다. 임상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GC녹십자지놈은 바이오 벤처기업 셀레믹스와 함께 코로나19 염기서열분석 서비스를 전세계 연구진을 상대로 시작했다.

코로나19 염기서열을 분석하면 바이러스의 △병원성 △적응성 △전파능력 △숙주 면역원성 저하 등과 관련된 변이를 확인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는 돌연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바이러스인 만큼 지속적인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돌연변이 여부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GC녹십자그룹 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진단과 치료에 힘쓰고 국민 보건 안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자회사들의 코로나19 관련 사업을 비롯해 혈장치료제 개발 등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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