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코로나 어닝서프라이즈…뒤늦게 조명되는 주가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0.09.16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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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급감해 수익개선…2분기 순익 전년比 50~60% 증가

보험사들이 올해 뜻하지 않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자동차 운행과 병원 방문이 줄면서 보험금 지출이 줄어들었고,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운용자산에서도 적잖은 이익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실적개선은 아직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매수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85,400원 ▼700 -0.81%), 한화생명 (2,870원 ▲45 +1.59%), 동양생명 (5,240원 ▲40 +0.77%), 미래에셋생명 (5,000원 ▲30 +0.60%) 등 생보 4사는 지난 2분기 66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및 직전분기 대비 각각 49.6%, 65.7%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사태로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보험관련 사고 청구건수와 청구금액이 동시에 줄어들며 손해율이 급락,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컸다는 것이다.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은 더욱 좋았다. 삼성화재 (297,500원 ▼10,500 -3.41%), 현대해상 (30,700원 ▼100 -0.32%), DB손해보험 (94,200원 ▼1,300 -1.36%), 메리츠화재 (51,600원 ▼2,700 -4.97%), 한화손해보험 (4,855원 ▲60 +1.25%) 등 5개사는 2분기 717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54.8% 증가한 수치다. 올해 1분기와 비교해도 34.6% 늘었다.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자동차 운행이 줄었고, 이에 따라 사고율이 낮아져 보험금 청구도 급감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이례적으로 길어진 장마와 태풍 등 기후여건도 한 몫 했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특히 DB손해보험은 2분기 순이익 2119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7.9%나 증가한 호실적을 내놨다. 재무적 측면의 성과도 컸다. 3월말 부터 국내 증시가 강세로 전환하면서 보험사들이 운영하는 금융자산과 관련해 평가이익이 크게 올랐다.

생보사들의 경우 1분기에 쌓은 변액보험관련 책임준비금적립액 환입이 발생하면서 예상치 못한 효과도 봤다. 3분기까지 주식시장 호황이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 수치도 나쁘지 않다는 지적이다.


상장 보험사들의 주가도 오른 것은 사실이나 아직 실적 전반을 반영할 정도로 오르지 못한 상태다. 코스피지수는 3월 말 대비 39% 상승했으나 KRX 코스피 보험업 지수는 30% 오르는데 그쳤다.

삼성전자 지분처분 이슈로 급등한 삼성생명 주가를 감안하면 상승폭이 더욱 줄어든다. 보험사들은 실적대비 자금 여력이 더욱 커진 상태라 배당확대 가능성도 높다.

내년부터는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이 예상된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실손보험은 3년 사이클로 보험료 인상주기가 돌아오는데, 현재는 2018년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2021년에 보험료가 오를 경우 실적과 주가가 동시에 오르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과잉진료 단속강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기관 실사요건 완화,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억제 등 정책적으로도 보험사에 우호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긍정적이란 평가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상장된 주요 생보사들의 올해 순이익은 전년대비 12.7% 증가하고 손보사들은 42.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험사들이 과거 배당성향을 유지만 해도 평균 5% 중후반대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수익감소를 감안해도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위험손해율에서 수혜가 예상된다"며 "실적과 주가, 배당 측면에서는 보험업 전반을 매수관점에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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