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태자당 연루 '안방보험' 공중분해…역사 뒤안길로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2020.09.1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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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CCTV·AP/뉴시스】불범모금, 유용의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안방보험그룹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회장이 28일 상하이시 제1 중급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CCTV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2018.03.29【 상하이=CCTV·AP/뉴시스】불범모금, 유용의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안방보험그룹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회장이 28일 상하이시 제1 중급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CCTV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2018.03.29


한국에서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을 인수하는 등 국내에서 유명한 중국 보험사 안방(安邦)보험이 청산 절차를 밟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과거 자산규모만 2조 위안(약 348조원)에 달했던 안방보험은 사실상 국유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선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자신의 정적으로 꼽히는 혁명원로 자제 그룹인 태자당(太子黨)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들이댄 사정의 칼날을 안방보험이 피해가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 해체를 결의했으며 법령에 따라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에 행정허가를 받은 뒤 청산철차를 밟겠다고 공시했다.



안방보험의 몰락은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인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회장이 경제범죄 등으로 지난 2017년 사임하면서 부터 시작됐다.

우 전 회장은 2004년 안방보험을 세우고 잇단 해외진출에 성공하면서 중국 민영 금융사의 성공사례로 꼽혔다.

하지만 우 전 회장이 사기와 횡령혐의로 구속되면서 급속히 몰락했다. 우 전 회장은 불법자금 모집등의 혐의로 징역 18년 형을 받고 복역중이며 105억원(약 1조7800억원)의 자산도 몰수당했다.


이후 안방보험은 안방보험의 경영권을 위탁받아 청산 수순을 밟아왔다. 단계적인 자산매각에 나섰고 지난해 7월에는 안방보험 인수할 다자보험을 설립했다. 다자보험은 주요 국유기업이 출자해 만든 법인으로 안방보험이 사실상 국유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안방보험은 이번에 청산되고 다자보험그룹이 주요 자산을 인수해 새 회사를 운영하는 형식이다.

차이신은 "안방보험의 청산은 인수-승인에 속하며 중대한 금융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해산 결의한 안방보험은 앞으로 청산절차를 통해 남은 보험금 지급에 나서고 보험계약 의무를 이행하는 한편 보험계약자와 관련 당사자의 합법적인 권익의 보장업무를 마무리 짓는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국가외환관리국장)은 "그동안 우리는 금융지주회사를 전체적으로 감독하지 않아 감독공백이 있었다"며 "이로 인해 금융리스크에 노출된 것을 바로잡고 이를 해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에선 우 전 회장이 '태자당'을 등에 업고 고속 성장을 해오다 중국 당국의 사정 대상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방 보험은 훙얼다이(紅二代·혁명원로의 2세) 그룹과 교분을 사업확대의 수단으로 활용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안방보험 청산은 시 주석이 훙얼다이 그룹을 위협하려는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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