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이동면 BC카드 사장/사진제공=각사
삼성생명 CFO(최고재무관리자)를 지낸 ‘재무통’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가 받아든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 상반기 22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다.
김 대표는 주력했던 신용판매로는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법인카드 영업에 다시 공을 들이는 한편. 내실 경영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점유율 재탈환과 단기적인 수익 다각화 의 일환이다.
현대캐피탈 출신인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과감한 인적·물적 쇄신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롯데카드는 그동안 롯데그룹의 그늘 아래서 안정적이고 무난한 서비스를 했던 카드사 이미지가 강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후 카드사 CEO 중 가장 젊은 조 대표를 수장으로 앉히면서 변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꾀하는 중이다. 조 대표는 기존 카드사는 물론이고 핀테크(금융기술기업) 스타트업 출신 인재들도 대거 영입하는 외부수혈을 단행했다. 대표 카드 브랜드 ‘로카(LOCA)’ 시리즈를 내세워 젊은 ‘롯데카드’라는 이미지 변신도 시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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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실적도 개선됐다. 646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1년 전보다 35.2% 급증했다. 조 대표는 MBK로부터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받아 기업가치를 높일 동기가 뚜렷하다. 최대한 성과를 내는 게 그와 MBK 모두에 유리한 구도다.
‘엔지니어’ 경력의 이동면 사장은 3월 취임 이후 롤러코스터를 탔다. 8개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786억원에서 올해 538억원으로 감소했다. 수익원이 사실상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에 한정된 영향이 컸다.
BC카드는 회원사의 카드 결제 수수료에 대한 수수료로 이익을 낸다. 올 상반기 가맹점 수수료도 줄고, 신용판매 자체도 감소했다. 구조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남은 임기 동안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게 그의 임무다. 카드 결제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역량 강화를 위해 디지털화와 빅데이터를 이용한 사업 다각화를 모색 중이다. 당장 성과를 낼 만한 아이템은 아직 없다는 게 그의 고민일 수 있다. 이종산업이자 모회사인 KT와의 서비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케이뱅크) 대주주가 된 점도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음에도 초임 CEO들이 무난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라며 “지난 6개월이 전임들의 물을 빼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자기 색깔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