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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돌돌 만다" 新폼팩터 혁신 '롤러블폰'에 삼성·애플 말려들까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조성훈 기자 2020.09.1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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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폼팩터 새로운 대안 롤러블폰 ②

편집자주 접고 펴고 돌리고? 이제는 둘둘 만다. 스마트폰 폼 팩터(Form factor) 전쟁이 한창이다. LG전자가 가로로 돌리는 스위블폰(LG윙)에 이어 세계 최초로 롤러블폰(마는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했다. 롤러블폰은 가볍고 얇으면서도 대화면을 즐길 수 있다. 폴더블폰을 뛰어넘는 폼팩터 혁신의 완결판으로도 불린다. 삼성전자 등 폴더블폰에 주력하는 경쟁사들도 물밑 개발을 진행하는 이유다. 롤러블폰 기술과 시장현황을 점검해봤다.


"판에 박힌 스마트폰은 잊어라. LG 모바일만의 차별화되고 실용적인 혁신에 나서겠다."

LG전자 (91,700원 -0)가 14일(한국시간 기준) 가로로 돌리는 새로운 스마트폰 'LG 윙'을 공개하면서 '익스플로러 프로젝트' 전략을 소개했다. 스마트폰의 진화된 사용성에 무게를 두면서 성장 가능 영역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겠다는 LG전자의 스마트폰 폼 팩터 혁신 전략이다. 기존 경쟁사 따라하기식 폼 팩터 전략으론 시장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 나온 전략 변화로 풀이된다.

폼팩터 혁신 카드 '다시' 꺼낸 'LG'…롤러블폰 회심의 역작 될까
LG전자 모듈형 스마트폰 'G5' /사진=LG전자LG전자 모듈형 스마트폰 'G5' /사진=LG전자


따지고 보면 LG전자는 스마트폰 폼 팩터에 대한 변화를 가장 많이 시도해왔던 제조사다. 2008년을 전후로 들이닥친 스마트폰 혁명에 대처할 타이밍을 놓친 뒤 매번 경쟁사에 비해 한두 걸음씩 늦다는 평가를 받아온 LG전자는 그 때마다 새로운 폼팩터로 돌파구를 삼았다.



'G 플렉스'와 'G5'가 대표적이다. 2013년에 공개된 G 플렉스는 기존 바(bar) 형태 제품을 변형한 스마트폰으로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채용해 마치 활처럼 휘어진 디자인을 선보였다. 당시엔 새로운 시도로 눈길을 끌었지만 정작 판매 실적은 부진했다.

2016년 모듈을 갈아 끼우면 카메라폰 등 특화된 스마트폰으로 변신할 수 있는 G5를 야심작으로 내놓으며 상당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공개 당시엔 '트랜스포머폰'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화제가 됐지만 제한된 모듈과 본체·모듈간 단차 등 제품 완성도 논란이 이어지며 결국 흥행에 참패했다.

이후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추락하며 시장조사에서 기타(others)로 분류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지난 2분기를 기준으로 21분기 연속 적자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치밀한 시장조사 없이 막연한 기대감으로 접근했다 투자비만 날리고 소비자를 등 돌리게 만든 악수가 반복된 것이다.

권봉석 LG전자 사장 취임 이후 새로운 폼 팩터 혁신 카드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꺼내든 이유다. 디자인의 차별화에만 집중했다 실패했던 점을 교훈 삼아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LG 윙은 이런 전략 변화를 담은 익스플로러 첫 모델이다. 처음 알려졌을 땐 다소 기괴하다는 평가까지 나왔지만 정작 제품이 공개된 뒤 편의성과 실용성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가 많다. LG전자는 "윙은 기존 스마트폰 사용 방식에 익숙한 이들에게 더욱 나은 멀티태스킹 사용성을 제공하기 위한 고민 끝에 나온 가장 현실적 폼팩터"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롤러블폰이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LG 윙 소개 영상에서 익스플로러 프로젝트 2탄이 내년 출시될 롤러블폰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공상 과학 영화나 상상 속에서만 봤던 화면이 돌돌 말리는 롤러블폰이 어느새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올초 중국 가전업체 TCL이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지만 컨셉폰 수준으로 상용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현재 롤러블폰 양산에 가장 근접했다고 꼽히는 곳이 LG전자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출시된다. 롤러블폰이 상용화만 되면 그 활용성은 폴더블폰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벌써 세번째 폴더블폰을 내놓는 삼성전자와의 전면적인 폼 팩터 경쟁이 예상된다. LG전자로선 스마트폰 10년의 부진을 한방에 씻어낼 회심의 카드다.

폴더블폰 넘어 롤러블폰 싸움 옮겨붙나…애플, 삼성도 물밑 개발 중
삼성전자가 취득한 롤러블폰 특허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예상도 /사진=렛츠고디지털삼성전자가 취득한 롤러블폰 특허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예상도 /사진=렛츠고디지털
LG전자가 가장 빠르지만 삼성전자, 애플 등 경쟁사들 역시 물밑에서 롤러블폰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서 일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화면이 말리는 '슬라이드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지난해 미국 특허청엔 스마트폰 화면이 최대 3배까지 늘어나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애플은 아직 시제품이나 렌더링(예상도)이 등장한 적은 없지만 관련 특허를 꾸준히 내고 있다.


관건은 얼마나 완성도 높은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나오느냐의 여부다. 롤러블폰은 폴더블폰에 비해 디스플레이 구현이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일부만 접으면 되는 폴더블과 달리 화면 전반이 말려 들어가는 구조여서다. 따라서 디스플레이가 유연해야 하는데, 말아 넣는 과정에서 이물질 유입에 따른 스크래치 방지, 내부 배터리 공간 확보 등 기술적 난제가 여전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접든 말든 간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핵심은 곡률 싸움이며, 롤러블폰의 경우 롤러블 TV보다 더 작은 크기로 곡률반경이 훨씬 좁은 만큼 구현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값싸고 경쟁력 있는 디스플레이를 누가 먼저 확보하고, 새로운 폼팩터에 맞춰 동반 성장할 생태계 전략을 가져가는 지에 롤러블폰 시장의 성패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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