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AP/뉴시스]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가 14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총재로 선출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하고 있다.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열린 총재 선거에서 총재로 선출돼 사실상 새 총리로 확정됐다. 2020.09.14.
지난달 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임을 발표하자 청와대가 내놓은 공식 입장이다. 한일관계를 둘러싼 산적한 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고, 새 총리와 관계 개선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외교가에선 아베 총리가 사임하기 2주일 전인 8·15광복절때 문재인 대통령이 건넨 화해의 제스처 연장선상이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당시 “지금도 협의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스가 총재는 아베 총리의 비서실장 겸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하면서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 등 한일 역사 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을 대변했다. 특히 그는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위배되는 것이며, 한국 정부가 국제법을 위반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강제징용 문제 해결의 주체는 한국 정부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스가 총재는 최근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에선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도 "한일 청구권협정이 일한 관계의 기본"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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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총리가 교체돼도 한일 관계가 반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018년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이후 수출 규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대화를 통해 한일 간 현안을 풀어나가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한일 간 대화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국은 올해 한·중·일 정상회담 주최국으로서 연내 개최를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COVID-19)가 변수이긴 하지만, 회담이 열리면 자연스럽게 한일 정상회담도 가능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스가 관방장관이 차기 총재에 선출된 후 "우리 정부는 새로 선출될 일본 총리 및 새 내각과도 한일간 우호 협력관계 증진을 위해 계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 관계자도 “우리 정부의 대화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모르겠지만, 올해 안에 한일 두 정상이 만난다면 관계 개선의 새로운 모멘텀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