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같은 점착제 개발…둘둘 말아 갖고 다니는 TV·휴대폰 개발 앞당기나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9.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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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이동욱·김학선 교수팀, 디스플레이 소자 구성품 층간 접착 물질 개발…신축성·접착력 우수해 유연 디스플레이 소자 적용 가능

감압성 점착제를 사용해 제조된 디스플레이 모식도/사진=UNIST감압성 점착제를 사용해 제조된 디스플레이 모식도/사진=UNIST


돌돌 말아 휴대했다 펼쳐보는 TV나 휴대폰 개발에 필수적인 점착제가 개발됐다. 이는 접착력과 신축성을 갖춘데다 투명하고 금속을 부식시키지 않아 TV나 휴대폰 같은 디스플레이 소자에서 각 부품을 고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동욱 교수팀과 전기전자공학과 김학선 교수 연구팀이 ‘고무줄처럼’ 즉각적으로 형태 회복이 가능한 아크릴계 감압성 점착제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시중에 판매 중인 ‘포스트잇’이나 ‘스카치 테이프’처럼 살짝 눌러주는 힘만으로도 접착력을 갖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이 소재의 우수한 접착력은 유지하면서도 즉각적으로 형태 회복이 가능한 신축성을 강화했다.



점착제는 양면테이프처럼 소자 내부 구성품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휴대폰이나 TV와 같은 디스플레이 소자는 유리창, 금속전극, 발광물질 등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샌드위치 구조인데, 점착제를 이용해 이 구성품 사이를 고정한다.

웨어러블(착용혀)기기나 휴대가 편한 대형 화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움직임이나 변형에 강한 점착제 개발 요구도 높다.

김 교수는 “화면은 크게 보면서도 갖고 다닐 때는 작게 만들고 싶은 것이 소비자들의 욕구”라며 “ 결국 화면을 접거나 말거나 구기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외부 변형을 견뎌낼 수 있는 점착제 개발이 필수 ”라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점착제는 표면에서 잘 벗겨지지 않는 성질인 박리 강도가 높으면서도 우수한 신축성을 지녔다.

일반적으로 점착체의 박리 강도와 신축성은 반비례하지만 연구팀은 ‘사전 변형’이라는 기법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사전변형은 점착체에 미리 변형을 가하는 방법이다.

연구진이 박리 강도를 실험한 결과 스카치테이프보다 65% 높은 박리 강도를 보였다. 또 원래 길이의 25%를 늘렸을 때 즉각적으로 변형이 회복됐다.

연구진은 개발된 점착제의 디스플레이 소자 호환성도 점검했다. 소자 내부에는 금속 전극이 들어가기 때문에 점착제가 금속을 부식시키면 안 된다. 전극 소재인 ITO에 개발한 점착제를 부착시켜 4주간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 시켰을 때 기판이 부식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또 투명성도 갖춰 발광물질에서 나오는 빛을 그대로 전달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사전변형 전략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하고 접착력을 추가로 보완하면 디스플레이 소자에 사용 가능한 점착제를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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