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프랜차이즈 첫 직상장 물꼬…백종원의 더본도 설렌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9.1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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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제공=교촌치킨... / 사진제공=교촌치킨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직상장 물꼬를 텄다. 상장 문턱에서 좌절했던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시장 문을 두드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0일 오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다음달 교촌에프앤비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소식에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돼 ‘마포갈매기’를 운영하는 디딤은 다음날인 11일 상한가까지 올라 1755원을 기록했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와 MP그룹 자회사인 MP한강도 1%대 상승했다.



교촌치킨의 첫 직상장을 앞두고 상장을 준비하는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설렌다. 교촌 사례가 프랜차이즈 업체에 직상장 문턱을 넘을 ‘왕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프랜차이즈 업체들에게 직상장은 ‘그림의 떡’ 같은 존재였다.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인 카페베네부터 치킨 브랜드인 bhc(당시 BBQ 자회사), 놀부, 본아이에프까지 직상장을 추진했지만 모두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교촌에프앤비 역시 지난 4월23일 상장예비심사 청구 이후 예심통과까지 4개월 이상이 걸릴 정도로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상장 준비기간까지 2년여가 소요된 셈이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특성이 상장 심사에선 발목을 잡았다. 트렌드에 민감한 업종인데다 독특한 사업구조 때문에 직상장 승인을 받기가 어려웠다. 업계에서는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 특성을 고려해 프랜차이즈 수명 주기를 통상 3년으로 친다. 3년을 넘겨야 브랜드 지속성이 인정된다.

가맹점 사업구조도 발목을 잡는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가맹점으로부터 가맹비와 재료 공급비 등을 받는 방식으로 매출을 일으킨다. 가맹점이 늘어나고 재료비 마진이 높을 수록 본사는 돈을 벌지만 가맹점은 반대다.

그러나 가맹점을 옥죄어 수익을 좇다가 가맹점이 문을 닫으면 본사도 존립이 어렵다. 완벽한 공생 관계다. 걸핏하면 터지는 ‘갑질’ 이슈도 문제다. 거래소도 이를 염두에 두고 가맹점과의 관계를 눈 여겨 본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본사와 가맹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황금비율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교촌의 경우에는 가맹점 수는 1200개 안팎으로 유지하면서 점포당 매출 늘리기에 집중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는 창업주 1명이 일군만큼 소유와 경영이 동일시되고 가맹점 사이에 유통 계열사를 끼워넣어 ‘통행료’를 받는 사례도 많다. 교촌의 경우에는 오너 일가의 갑질이 문제시되면서 권원강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고 ‘롯데맨’인 소진세 대표이사 회장이 전문경영을 맡는 방식으로 관문을 뚫었다.

업계에서는 교촌을 계기로 프랜차이즈 상장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본다.특히 미래에셋대우는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 쥬씨 등도 주관사를 맡고 있다

더본코리아도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과 손잡고 상장을 준비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IPO 강자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미래에셋대우가 프랜차이즈 직상장 1호 이력을 갖게 돼 주목도가 높다”며 “노하우가 생긴 만큼 앞으로 프랜차이즈 상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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