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모바일.](https://orgthumb.mt.co.kr/06/2020/09/2020091415102020562_1.jpg)
인도 막힌 배그 모바일…펍지 직접 서비스한다지만 현지 여론 '글쎄'최근 인도 정부는 중국 기업과 연관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118개를 자국에서 퇴출시켰다. 여기에 '배그 모바일'이 포함됐다. 배그 모바일은 크래프톤의 자회사 펍지와 텐센트가 공동 개발했으나, 2018년 3월부터 텐센트가 인도 서비스를 맡아 왔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인도의 주권과 국방, 사회질서에 해를 끼친다”며 중국산 앱을 차단했다. 해당 앱들이 이용자 정보를 국외로 무단 유출해 개인정보와 국가 안보가 위협받는다는 판단에서다.
펍지는 부랴부랴 배그 모바일 인도 유통을 직접 맡겠다고 나섰다. 펍지 측은 "배그 모바일은 펍지가 개발하고 소유한 지식재산권(IP)인 배그의 모바일 버전으로 제작된 게임"이라며 "이용자들이 현지 법규를 준수하면서 다시금 펍지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인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배그 모바일이 한국 게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재서비스를 읍소한 것.
실제로 중국과 펍지는 긴밀한 사업 파트너다. 텐센트는 크래프톤의 경영 전반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부터 샤오이마 텐센트게임즈 부사장이 크래프톤의 등기이사로 등재돼 현재 경영 자문을 맡고 있기도 하다. 양사의 관계는 배그 모바일에서 잘 드러난다. 텐센트는 중국에서 배그 모바일이 판호(사업 라이선스)를 받지 못하자,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종료하고 바로 ‘화평정영(和平精英)’을 내놨다. 배그 모바일과 게임 방식, 그래픽 등이 유사해 같은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크래프톤은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텐센트가 배그 모바일의 IP를 활용한 대가로 크래프톤에 로열티를 지급한다고 보고 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https://orgthumb.mt.co.kr/06/2020/09/2020091415102020562_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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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은 올 상반기 약 8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모바일 게임 매출이 80%를 차지한다. 배그 모바일이 모바일 게임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PC 배그의 하락세가 뚜렷한 상황에 배그 모바일이 크래프톤 실적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배그 모바일 서비스가 인도 시장에서 재개되지 않는다면 실적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크래프톤의 IPO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초대박을 치면서 크래프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크래프톤은 장외 시장 시가총액(14일 기준)만 11조원이 넘는 IPO 최대어다. 게임업에 대한 긍정적 흐름을 타고 상장 후 기업가치가 약 3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크래프톤의 약점이었던 단일 게임 리스크가 커지면서 기업 가치가 저평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크래프톤의 약점은 배그 외에 눈에 띄는 게임이 없다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신작을 출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 게임 '미니라이프'와 콘솔·PC 게임 '미스트오버' 모두 성적이 변변치 않다. 지난 3월 장병규 이사회 의장의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모바일 RPG '테라 히어로' 역시 부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가 성공적으로 상장한데는 지금이 기업 가치를 가장 높게 책정받을 수 있는 적기라는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라며 "크래프톤 역시 이를 인지하고 IPO를 적극 추진중이지만 뜻밖에 장애물을 만나 고민이 깊어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