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의 신뢰…롯데지주, 롯데케미칼 지분 또 사들였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0.09.1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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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의 신뢰…롯데지주, 롯데케미칼 지분 또 사들였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 (25,100원 ▲150 +0.60%)가 또다시 롯데케미칼 (101,100원 ▲1,200 +1.20%) 지분을 늘렸다. 지난 8월 '롯데 2인자'로 불렸던 황각규 부회장이 물러나는 인적 쇄신에도 신동빈 회장의 롯데케미칼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와 지원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지난 7~11일 5거래일 동안 롯데케미칼 주식 총 20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금액으로는 411억원 어치로 롯데지주의 롯데케미칼 보유 지분은 종전 24.03%에서 24.61%로 늘었다.

롯데지주의 롯데케미칼 지분 매입은 올해 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 8월 황각규 부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규모 인사이동을 단행한 후 첫 매입이기도 하다. 지분 매입 첫날 롯데케미칼은 12.02% 오르며 주가 2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자회사의 경영 안정과 경영 지배력 확보를 위해 꾸준히 지분을 늘리는 것"이라며 "주가가 저평가된 구간에서 책임경영 일환으로 매수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케미칼에 대한 신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관전평도 들린다. 신 회장은 1990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하며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신 회장이 지난 2018년 10월 경영 복귀 이후 의미 있는 첫 행보로 롯데케미칼을 자회사로 편입했을 정도로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특히 식음료와 유통, 호텔 등이 중심인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묵직한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하는 롯데케미칼은 신 회장에게 포트폴리오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부진한 실적을 털어내고 책임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지주회사 차원의 약속을 반영한 지분 확대라는 평가도 들린다. 롯데케미칼은 코로나19(COVID-19)에 대산공장 사고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상반기를 보냈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액만 530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롯데지주가 지분을 대량 매집했다는 것은 롯데케미칼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에 흔들림이 없음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있다.


신 회장은 2023년까지 50조원 투자 계획과 함께 그 중 40%(20조원)는 국내외 화학산업에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앞으로 대대적 투자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지난해 5월에는 총 3조원 넘게 투입한 미국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ECC) 및 에틸렌글리콜(EG) 공장 준공식을 갖기도 했다. 이 공장은 원료 다변화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공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매출 50조원, 글로벌 톱7 화학사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지난해 롯데케미칼 매출액은 15조1235억원이었다.

현대오일뱅크와 신규 합작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 합작법인에서 나프타보다 저렴한 탈화중질유를 기반으로 에틸렌을 생산할 계획이다. 2019~2021년 롯데케미칼은 총 2960억원을 투자해 합작법인 지분율 40%를 확보한다. 이밖에 PC(폴리카보네이트) 원료 확보를 위해 GS에너지와도 신규 합작을 벌이고 있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더 다양화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8월 롯데첨단소재를 흡수 합병해 범용 화학제품은 물론 고부가가치 화학소재인 스페셜티 사업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해외에서의 성장동력 확보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4월 베트남 첨단소재 기업 '비나 폴리텍'을 인수한 데 이어 ABS(고부가합성수지) 및 PC 공장을 인도네시아에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1617억원을 투자해 일본 반도체 소재를 다루는 화학기업 쇼와덴코 지분 4.46%도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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