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회장 '수소 승부수' 통했다…그린뉴딜 맞물려 계열사들 수혜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0.09.14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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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회장 '수소 승부수' 통했다…그린뉴딜 맞물려 계열사들 수혜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그룹 수소 사업이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 정책과 맞물리며 탄력을 받고 있다. 수소 생산부터 수소충전소에 이르는 효성그룹의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이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맞물려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 정부 부처는 지난 10일 '수소충전소 정책협의회'를 출범하고 수소충전소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오는 2022년 310개소에 이어 2040년 1200개소의 수소충전소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수소충전소 점유율 1위인 효성중공업 입장에선 이 정책의 최대 수혜가 예상된다.



효성重·효성화학·효성첨단소재 3총사…수소 밸류체인 주도


효성이 경기도 안성휴게소에 건립한 수소충전소에서 고압가스관리사가 현대차 '넥쏘'에 수소를 충전하고 있다./사진=효성효성이 경기도 안성휴게소에 건립한 수소충전소에서 고압가스관리사가 현대차 '넥쏘'에 수소를 충전하고 있다./사진=효성


현재 효성중공업은 전국 34기의 수소충전소 중 절반에 가까운 14 기 충전소를 운영 중이다. 업계에선 수소충전소 시장점유율과 경쟁 상황을 고려할 때 효성중공업이 정부의 충전소 가동 목표 중 3분의 1 이상을 신규 수주할 것이라고 본다. 당장 2022년까지 100개 정도의 수소충전소를 추가로 가동할 수 있다.

정부는 특히 기존 화석연료와 수소, 전기 충전이 모두 가능한 복합충전소 구축을 선호하는데 효성중공업은 CNG(압축천연가스)·LNG(액화천연가스) 충전소 운영 경험이 어느 업체보다 많은 편이다. 이를 토대로 국내 복합충전소 시장을 선도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 같은 충전소 확대는 효성그룹 차원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 ㈜효성은 독일 화학기업인 린데그룹과 손잡고 3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울산에 짓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액화수소 생산과 운송, 충전소 설치 및 운용까지 그룹 차원에서 모두 가능하다.


시너지는 이 뿐만이 아니다. 효성화학은 폴리프로필렌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생산·판매한다. 효성첨단소재는 국내 유일의 수소자동차 연료탱크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를 만든다.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탄소섬유 생산량을 연간 2만4000톤(t)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효성중공업도 충전소 외에 태양광·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조현준 회장, 선제적 투자 주효…효성 '수소 파이' 더 커질 듯
조현준 효성 회장이 지난 1월 2일 마포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효성조현준 효성 회장이 지난 1월 2일 마포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효성
이처럼 그린뉴딜 정책과 효성그룹의 수소 사업이 제대로 맞물려 돌아가는 것은 조현준 회장의 경영 감각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조 회장은 수소 사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며 탄소섬유 사업과 액화수소 사업의 대규모 투자도 지시했다.

특히 ㈜효성의 액화수소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의 수소사업 독려에 대해 조 회장의 적극적 화답 결과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전북 전주의 효성 탄소섬유공장을 방문해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며 수소경제가 그 해답 중 하나"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에 화답하듯 올해 4월 대규모 액화수소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조 회장은 "수소는 탄소 중심의 기존 경제구조를 바꿀 친환경 에너지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이번 투자로 효성그룹이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제시한 수소 경제 활성화 밑그림에 조 회장이 어떤 기업보다도 선제적 투자로 뒷받침한 셈이다. 업계에선 효성그룹의 액화수소및 탄소섬유 사업이 정부의 수소 경제 로드맵과 직접 연계되는 만큼 앞으로 그린뉴딜 펀드 투자 등에서 또 다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효성그룹이 보유한 수소사업 포트폴리오는 독보적이고 특화된 강점이 있다"며 "정부 그린뉴딜 정책에서 효성그룹의 사업 기회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이 그룹의 수소 사업 파이를 더 늘리기 위한 추가 투자에 나설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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