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까지 '압박'…이상직 "32평 아파트가 사실상 재산 전부"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박가영 기자, 유효송 기자 2020.09.12 07:14
글자크기

[the300](종합)

①'이스타 사태' 침묵 일관 이상직…결국 與 지도부 나섰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9.11.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9.11. [email protected]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사이에서도 이스타항공의 정리해고 문제가 처음으로 거론됐다. 이스타항공의 창업주는 민주당 소속의 이상직 의원이지만,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은 11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무산되면서 605명에게 정리해고가 통보됐다"며 "대량 해고 사태가 벌어졌는데, 정부여당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최고위원은 "특히 우리당 국회의원이 창업주였던 만큼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이 사태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이스타항공의 250억원 임금이 체불 중이고, 고용보험료 5억원 체납으로 고용유지 지원금조차 못 받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의지만 있다면 모두를 100% 만족시키지 못할지라도 합리적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도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스타항공의 지배구조와 인수합병(M&A)을 결정하고 난 이후의 처신 등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질타했다.

김 장관은 "M&A가 무산되기 직전에 이 의원을 두 번 (장관) 사무실에서 만났다"며 "사실상 소유주인 이 의원이 책임 있는 조처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두 번에 걸쳐서 했고, (국토부) 항공실 쪽은 회사에 최고경영자 등을 통해서 수차례 이야기했는데, 현재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는 점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선 의원인 이 의원은 2007년 이스타항공을 설립, 2012년까지 회장직에 있다가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물러났다. 이 의원은 이후 이스타항공 경영에서 손을 뗐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스타항공 노조 측은 이 의원이 회사 경영에 적극 관여했다고 판단한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대량실직 위기가 가시화된 시점에 민주당 전라북도 도당위원장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 의원은 지난 7월 말 출마를 포기했다. 당시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 살리기에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②국민의힘 "이상직 해도해도 너무한다" 정의당 "이상직은 인간성 상실" 맹폭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정리해고가 결정된 이후에도 이 의원이 침묵을 유지하자 야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이 의원에게만 맡기지 말고 민주당 지도부가 직접 나서라는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직원 600여명이 추석을 앞두고 일괄 해고통보를 받고 길거리로 나앉게 됐다"며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인적으로 200억 넘는 재산을 갖고 있고, 자녀들도 유복하게 유학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스타가 고용보험료 5억원을 내지 않아 해고된 직원들은 고용유지지원금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약자, 실업자를 걱정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해야 최소한의 설득력이 있는 것인데 이를 나 몰라라 하고 실업자를 위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며 "민주당 지도부는 이상직 의원 개인의 일로 내버려두지 말고 해고 문제와 고용 수당 못 받는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 옛 속담에 남의 눈에 눈물내면 본인은 피눈물 난다는 말이 있다. 이 의원과 민주당은 이 말 새겨들으라"고 했다.

정의당도 이 의원에 대해 "인간성 상실"이란 극한 표현까지 쓰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당면한 지금, 8개월째 임금을 체납당하고 해고수당조차 받지 못하는 해고자들의 사연 하나 하나가 눈물겹기 그지 없다"며 "이 와중에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나몰라라 하며 일상적인 삶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고 힐난했다.

조 대변인은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아마추어 골프 선수인 아들은 부대비용까지 포함해 억 단위가 넘는 비용을 들여가며 유학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이 아들은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의 지분을 66.7%를 소유해 사실상 이스타항공의 오너"라고 덧붙였다.

조 대변인은 "한순간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해고자들은 이상직 의원 측에서 고용보험료 5억원을 내주지 않아 고용유지지원금조차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며 "해고노동자들의 피와 눈물이 흘러넘치는 와중에도 일고의 책임감 있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이상직 의원은 기본적인 인간성조차 상실된 듯하다"고 비판했다.

③'이스타 사태' 침묵 깬 이상직 "32평 아파트가 사실상 재산 전부"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0.7.22/뉴스1(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0.7.22/뉴스1
이 의원은 이에 이날 오후 "악의적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침묵을 깼다. 본인이 창업한 이스타항공의 대량해고 문제 등과 관련해선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노력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창업자로서 어려움에 빠진 이스타항공을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다만 국민 눈높이에서는 현직 국회의원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조심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항공산업의 독과점을 깨뜨려 국민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게 하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제가 창업했던 이스타항공은 항공여행의 대중화를 선도했다"며 "중소기업이라는 한계에도 남북교류의 교량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과 임직원들의 간절한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공개된 재산내역과 관련해선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 의원은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제 딸이 1년간 생활비 등으로 4억원을 지출했으면서, 저와 제 딸이 마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 직원들을 위해선 아무런 노력조차 하지 않은 파렴치한 사람으로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공직자 재산신고 과정에서 제 딸이 신고한 1년간의 생활비 지출내역은 4000만원"이라며 "유수의 여러 언론들이 이 숫자에 0 하나를 덧붙여 놓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연간 4억원을 생활비로 펑펑 쓰면서도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는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아간 것은 초보적 실수인가"라며 "아니면 의도적인 공격의 산물인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신고된 재산내역 212억6700만원 중 168억5000만원은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상태인 이스타항공 주식의 평가가치 금액"이라며 "이 주식은 이미 이스타항공의 정상화를 위해 내어놓겠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나머지 재산은 회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던 20여년 전 내집 장만 차원에서 마련해 지금까지 거주해온 32평 아파트가 사실상 전부"라며 "이마저도 부과된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기 위해 담보로 제공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