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노딜'…아시아나 분리매각 우선 진행되나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0.09.1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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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사진=뉴스1


HDC현대산업개발 (17,430원 ▼510 -2.84%)(이하 HDC (7,980원 ▼140 -1.72%)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국 '노딜'로 마무리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당분간 산업은행 주도의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자회사 분리매각 추진, 노선 조정을 포함한 사업 전반 재편을 진행하며 새로운 매수자를 찾아나서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11,050원 ▼70 -0.63%) 대주주 금호산업은 11일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됐음에도 불구하고 매수인인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이 거래관련 계약에 따른 거래종결 의무 등을 미이행함에 따라 주주매매계약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M&A(인수합병)이 최종 결렬됐음을 선언한 것으로 이날 산업은행도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4년 자율협약 졸업 이후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를 받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조치에 따라 우선적으로 산업은행으로부터 2조4000억원에 달하는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지원을 받아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 자금은 신용도에 문제가 없음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한편 리스사 등의 불안감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국제 여객 노선이 85% 이상 축소되는 등 본업 부진으로 수입이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매달 이자 비용, 비행기 리스비용, 임직원 급여, 파킹료, 정비료, 해외 공항 이용료 등 매달 지출되는 고정비는 2000억~3000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291%, 자본잠식률은 49.8%로 50%에 육박한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향후 채권단 관리를 받으면서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아나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이는 새로운 매수자를 찾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자회사의 분리매각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른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시아나항공은 엄밀히 말해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며 "채권단 관리 하에서 부실에 대한 원인 규명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매각에 실패했기 때문에 자회사 분리매각에라도 조속히 나서 유동성을 필요할 필요가 있다"며 "구조조정을 진행하되 미래 시장을 정확히 예측하고 시장에서 어떻게 포지셔닝할지 전략을 짜면서 새로운 매수자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비롯해 항공기 급유 및 화물조업업체 아시아나에어포트, IT서비스 기업 아시아나IDT, 항공시설 관리업체 아시아나개발, 항공권 예약 및 발권업체 아시아나세이버 등 6개 회사를 자회사로 뒀다.

아시아나항공 자체적으로도 고강도 경영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하루 빨리 새 주인을 찾기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이 경쟁력 있는 회사란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회사를 리모델링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며 "1차적인 구조조정 작업은 비수익노선을 정리, 유휴자산, 자회사에 대한 구조조정 등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미 무급휴직과 경영진의 급여반납 등을 실시 중인 상황에서 9000명이 넘는 직원들의 감원 폭이 어느 정도 이뤄질지에 대한 전망은 조심스럽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라는 극단적 변수에 고용까지 무너지면 사회시스템에 큰 불안을 초래할 수 있기에 채권단도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안기금을 받으면 올해 5월1일 기준 직원의 90% 이상의 고용을 6개월 동안 유지해야 한다는 의무조항도 있기 때문에 당분간 큰 폭의 감원 추진은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이날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글에서 "계약해제에 따른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경영 안정화를 위해 채권단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기업가치 보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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