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인 지난 2018년 9월 드레스덴 공장에서 '일렉트릭 포 올' 전략을 통해 최초 공개했던 전기차 플랫폼 'MEB' 사진/사진제공=폭스바겐
폭스바겐 베른트 오스텔로 노무책임장은 이달 초 독일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자신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기준 글로벌 전기차(EV, PHEV) 판매량 점유율에서 테슬라는 17.7%(12만5800대)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폭스바겐은 4.3%(3만700대)에 그치며 4위였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내연기관 생산라인을 바꾼 것에서 벗어나 아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구축해 전기차 디자인과 성능 향상, 원가 절감을 노린다.
이 같은 완성도 높은 전기차 플랫폼을 가장 먼저 선보인 기업이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이 MEB 플랫폼을 공개한 것은 지난 2018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MEB는 대용량 배터리를 차량 바닥에 집중 설치해 충분한 주행거리와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공개했다. 무엇보다 합리적 가격을 내세웠다. 누구나 구입 가능한 가격대로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MEB 플랫폼의 폭스바겐 첫 라인업인 ID.3는 지난해 9월 최초 공개된 뒤 본격 생산에 나서 이달 중 고객에게 처음 인도될 예정이다. MEB 기반 첫 SUV인 ID.4도 디자인이 공개됐다. 폭스바겐은 2022년 말까지 4개 브랜드, 총 27종의 전기차를 MEB에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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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폭스바겐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업체가 현대·기아차와 GM이다. 이중 GM은 지난 3월 열린 'EV 위크'에서 새로 개발한 '얼티엄(Ultium)' 배터리와 함께 이를 동력원으로 하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BEV3'를 공개했다. BEV3의 가장 큰 특징은 합리적 가격으로 SUV, 크로스오버, 승용모델 제작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품수도 최소화해 단순 조립 방식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GM은 지난달에 BEV3 플랫폼을 적용한 캐딜락 최초의 순수 전기차 '리릭'을 공개했다. GM은 2023년까지 최대 22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토요타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TNGA'를 스즈키나 스바루 등과 함께 개발하고 공유할 계획이다.
전기차 플랫폼은 경쟁이 아닌 다양한 협업도 유도할 전망이다. 플랫폼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일단 개발에만 성공하면 규모의 경제를 노릴 수 있다. 한 자동차 회사가 플랫폼을 만들면 이를 다른 자동차 회사에도 얼마든지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실제 폭스바겐은 MEB 플랫폼을 포드가 사용할 수 있게 파트너십을 맺었고,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도 MEB를 활용해 SUV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도 미국 전기차 기업 카누와 협력해 카누의 스케이트보드 설계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이 플랫폼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전기차와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PBV(Purpose Built Vehicle·목적 기반 모빌리티)를 중점 생산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