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社로 쪼개는 대림산업, 장중 8% 급락…전망은?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0.09.1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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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대림산업 사옥/사진= 대림산업대림산업 사옥/사진= 대림산업


대림산업이 내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발표한 다음 날인 주가가 급락했다. 이렇다 할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기업분할을 통해 그동안 받았던 저평가 요인을 해소하면서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도 남아있다는 평가다.



11일 오전 11시20분 현재 대림산업 (52,600원 ▲200 +0.38%)은 전날보다 8.94%(8300원) 내린 8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림산업은 전날 지주사·건설·석유화학 등 3개 회사로 분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림산업을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디엘과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디엘이앤씨(가칭)로 인적분할하고, 디엘에서 석유화학회사인 디엘케미칼(가칭)을 물적분할하는 방식이다.



기존 회사 주주는 분할 비율에 따라 디엘과 디엘이앤씨의 주식을 각각 44%, 56% 받게 된다. 물적분할 방식으로 신설하는 디엘케미칼 지분은 디엘이 100% 소유한다. 대림산업은 12월 4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지주회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사진제공=KTB투자증권/사진제공=KTB투자증권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별로다. 분할 소식 다음 날 8% 이상 주가가 빠졌다. 올해 코로나19 충격이 있었던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이를 두고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하지 못한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림산업은 그동안 배당보다 투자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해 투자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KTB증권에 따르면 대림산업의 배당성향은 2017년 7.6%, 2018년 9.7%, 2019년 7.1% 수준이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배당 같은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한 김 연구원은 "이미 대림산업의 분할 가능성이 시장에 알려진 상황에서 미리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림산업이 제시한 사업 비전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날 디엘이앤씨는 "디벨로퍼 중심의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 사업자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김기룡 연구원은 "롯데건설의 스마트시티 사업, GS건설의 모듈러 사업 투자, 대우건설의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 등과 비교했을 때 향후 계획이 약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대림산업의 분할 가능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이번 분할을 통해 대림산업은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평가다. 건설과 석유화학 부문을 따로 떼어내면서 그동안 받았던 저평가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대림산업은 디엘케미칼의 사업 확대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건설보다 화학 부문에 큰 힘을 실었다. 디엘케미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2조~3조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전 세계 20위권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앞으로 디엘케미칼의 사업 행보에 따라 시장이 빠르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향후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디엘케미칼의 상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디엘케미칼의 가치 재평가가 이뤄지면 분할 재상장 이후 디엘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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