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할퀸 마이삭·하이선…1℃ 차이가 만들었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9.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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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OST, 북서태평양 필리핀해 상층수온, 예년보다 높아

8월 이후 발생한 5개 태풍 이동경로 (출처: 미해군연구소) -고수온 현상이 나타나는 해역의 수심을 나타낸 것으로, 붉게 표시된 지역에서는 수심이 깊은 곳까지 고수온이 발견되며, 태풍의 발생이나 강화 가능성이 높다. 우리 연구진의 조사해역(사각형 안)의 인근해역에서 태풍이 발달하였다/사진=해양연8월 이후 발생한 5개 태풍 이동경로 (출처: 미해군연구소) -고수온 현상이 나타나는 해역의 수심을 나타낸 것으로, 붉게 표시된 지역에서는 수심이 깊은 곳까지 고수온이 발견되며, 태풍의 발생이나 강화 가능성이 높다. 우리 연구진의 조사해역(사각형 안)의 인근해역에서 태풍이 발달하였다/사진=해양연


최근 한반도를 휩쓸고 간 대형태풍인 ‘마이삭’, ‘하이선’은 북태평양 필리핀 해역의 고수온 현상이 영향을 미쳐 발생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순환기후연구센터는 표층 수온이 예년에 비해 높고 수심 50m까지 고수온층이 형성된 것이 최근 한반도를 휩쓸고 간 대형태풍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11일 밝혔다. 대형태풍은 중심으로부터 15m/s 이상의 바람이 불고 강풍 반경이 500km~800km인 태풍을 말한다.



태풍은 열이 해양에서 대기로 이동하면서 발생한다. 표층 해수면 온도가 26도 이상일 때 대기는 바다로부터 따뜻한 수증기를 공급받아 열대 저기압을 형성하고 이 상태가 지속 되면 태풍이 발생한다. 폭풍우를 동반한 태풍은 고위도로 이동하며, 고수온 물이 두텁게 분포한 따뜻한 소용돌이를 만나거나 쿠로시오 해류를 통과하면서 급격하게 강해지기도 한다.

연구진은 지난달 해양조사선 이사부호를 타고 북서태평양 해역에 나가 55개 지점에서 수온과 염분을 조사했다. 해양·기상 센서가 탑재된 파랑글라이더, 표층뜰개와 수심별 수온·염분을 측정하는 부유승강로봇이 투입됐다.
북서태평양 최근 3년간(8/1-15) 평균 표층수온 -2020년의 경우 조사지역(사각형 안)의 평균 표층수온 온도가 30℃로, 2018-2019년에 비해 1도가량 높게 나타남/사진=해양연.북서태평양 최근 3년간(8/1-15) 평균 표층수온 -2020년의 경우 조사지역(사각형 안)의 평균 표층수온 온도가 30℃로, 2018-2019년에 비해 1도가량 높게 나타남/사진=해양연.
조사 결과, 올해 필리핀 해역상층수(0~50m) 온도가 지난 3년간 8~9월 평균수온보다 1도 가량 높아져 해양환경이 평소보다 태풍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통과한 후에도 상층 수온이 30도 이상을 유지해 해수의 높은 열용량이 지속됐다. 연구진은 “상층 고수온 현상이 계속된다면 대기는 해양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수증기를 공급받고 태풍의 발생빈도가 잦아지거나 강도가 강해지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2018년, 2019년 가장 강력한 태풍이었던 ‘망쿳’과 ‘하기비스’ 발생 당시 인근 해역에서도 고수온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제10호 태풍 하이선 역시 따뜻한 소용돌이 영향을 받으며 대형태풍으로 세력이 확장됐다. 연구진은 “태풍 발생 연구와 일기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해양열에너지나 수온 등 해양상태의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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