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1500억· 임상승인 1위…79년 전통, 혁신입고 다시 뛴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0.09.2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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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K바이오 대도약] 종근당, 올 상반기 영업익 624억· 전년비 75%↑ 최고 실적

편집자주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100년 역사의 K바이오가 대전환기를 맞았다. 진단키트를 비롯한 의료기기부터 백신·치료제 등 신약개발까지 K바이오의 저력이 전세계의 집중조명을 받으면서 대도약의 기회가 생겼다. 정부도 K바이오를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주요 제약·바이오기업과 그들의 전략을 살펴봤다.

종근당 효종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연구 중이다./사진=종근당종근당 효종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연구 중이다./사진=종근당


종근당 (103,100원 ▲1,100 +1.08%)이 창립 79년 동안 개발한 신약은 항암제 ‘캄토벨’과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 2개다.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제네릭(복제약)으로 성장했듯 종근당도 오랫동안 신약개발보다 제네릭 판매에 집중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종근당은 180도 달라졌다. 막대한 R&D(연구·개발)비용을 투자하면서 혁신신약 개발회사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이 임상시험을 한 곳도 종근당이다. 특히 전통 제약사가 강점을 보이는 화학합성의약품(케미컬) 분야뿐 아니라 바이오의약품까지 영역을 넓혔다.



국내 제약사 중 임상 승인 1위
종근당은 현재 신약, 개량신약,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등 후보물질(파이프라인) 25개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에는 국내에서만 23건의 임상을 승인받았다. 임상건수 기준 국내 제약사 중 1위다.

종근당은 연간 매출의 약 13%를 매년 R&D에 투자한다. 올해 R&D 투자목표액은 1500억원 넘는다. 공격적으로 R&D 투자에 나선 덕분에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빈혈 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 ‘네스벨’을 한국과 일본에 출시했다. 케미컬 중심의 국내 전통 제약사가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또한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CKD-701’의 국내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까지 임상을 완료해 4조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바이오 신약 ‘CKD-702’의 임상1상도 진행한다.

케미컬 신약개발도 순항 중이다. 종근당은 지난 6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후보물질 ‘CKD-508’의 유럽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 아울러 유럽 5개국에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의 임상2a상을 완료했다. 희귀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 치료제 ‘CKD-510’의 유럽 임상1상도 진행 중이다.


렘데시비르 효과 600배 코로나 치료제 개발
종근당 나파벨탄 / 사진제공=종근당종근당 나파벨탄 / 사진제공=종근당
종근당은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혈액항응고제·급성췌장염 치료제인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임상2상을 승인받았다. 이달에는 러시아에서도 임상2상 승인을 획득했다.

나파벨탄은 일본 제약사 도리이가 개발한 ‘나파모스타트’의 제네릭이다. 지난 5월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세포배양실험을 한 결과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제인 렘데시비르의 600배 넘는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였다. 현재 국내에서 나파모스타트 혹은 나파모스타트 제네릭을 판매하는 업체 중 상업용 임상2상 승인을 받은 업체는 종근당이 유일하다. 종근당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한국원자력의학원과 함께 임상을 진행한다.

종근당은 코로나19로 폐렴확진을 받은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치료효과가 확인되면 식약처에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 기록
이처럼 과감한 R&D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것은 탄탄한 수익기반을 갖춰서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 1조793억원을 기록해 ‘제약사 1조원클럽’에 입성했다.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영향에도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상반기 매출은 6060억원, 영업이익은 62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1.1%와 74.7% 증가했다. 특히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3132억원과 363억원으로 각각 17.6%와 90.9% 성장했다.

고혈압, 당뇨병 등 계속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 치료제 제품군을 확보, 병원 방문환자 감소에도 꾸준한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위식도역류성 치료제 ‘케이캡’, 폐렴백신 ‘프리베나’, 골관절 치료제 ‘프롤리아주’ 등 다른 제품들의 안정적인 성장세도 한몫했다. 특히 비대면 영업으로 마케팅비용이 줄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듀비에 등 기존 품목과 새롭게 출시한 품목 등이 고르게 성장한 것도 실적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며 “앞으로도 안정적인 실적성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정로 종근당 사옥 / 사진제공=종근당충정로 종근당 사옥 / 사진제공=종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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