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회의 합동브리핑에서 긴급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0.9.10/뉴스1
안도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10일 4차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브리핑에서 통신비 일괄 지원이 선심성 정책 아니냐는 질문에 한 답이다. 안 실장은 "추경은 코로나로 피해를 본 계층에 전부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것이므로 (전국민 통신비 지원을) 선심성이라고 보기엔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전 국민에 대한 통신비 지원이 선별 지원이란 정책 취지에 어긋나고,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일각의 비판을 반박한 것이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2차 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을 위해 7조 8000억 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 발표하면서 약 9300억 원 규모의 통신비 일괄 지원안을 공개했다. 만 13세 이상 국민에게 월 2만원의 통신비를 한 차례 지원하는 방식이다. 통신비 2만원은 지난 2분기 기준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3만1000원 안팎)의 3분의 2 정도 되는 규모다. 안 실장은 "올해 1인당 평균 통신비가 3만~5만원 정도 되는데 절반 수준인 2만원을 일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비상경제회의에서 "정부의 방역 조치에 협력해 다수 국민의 비대면 활동이 급증한 만큼 모든 국민에게 통신비를 일률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며 "코로나로 인해 자유로운 대면 접촉과 경제활동이 어려운 국민 모두를 위한 정부의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라고 통신비 지원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 광화문의 한 휴대폰 대리점
통신비 지원을 두고 야권에선 당장 "선별적 재난지원금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이란 비판이 나왔다. 추경안 국회 심사·승인 과정에서 진통을 예고한 것이다. 통신업계에서도 "다소 뜬금없다"는 반응이 없지 않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회적이긴 하지만 통신비는 즉각 할인 효과가 있어 사정이 어려운 가계엔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소비로 직접 연결되는 지원금이 아닌데 갑자기 통신비 지원 얘기가 나와 놀랐다"고 했다.
심지어 여권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2차 재난지원금 일괄 적용을 주장했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통신비는 직접 통신사로 들어가 버리니 이른바 '승수효과'가 없다"며 "영세 자영업자나 동네 골목의 매출을 늘려주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아쉽다"고 했다. '승수 효과'(multiplier Effect)는 불황 타개를 위해 정부가 확대 재정정책으로 돈을 풀면, 유효 수요가 생겨나고 투자와 소비가 이어져 풀린 돈의 몇 배에 이르는 총수요가 창출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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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통신비 일괄 지급이 '맞춤형 선별 지원'이 주된 원칙인 추경 편성 취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 실장은 "아동 특별돌봄 지원도 학부모들이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소득과 계층에 관계없이 모두(초등학생 이하) 지원(아동 1인당 20만원씩)하는 것"이라며 "통신비 지원 역시 피해를 입은 전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봐 달라"고 했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안일환 기획재정부 2차관, 안도걸 예산실장 등이 1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 룸에서 2020년 4차 추경안 상세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9.10/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