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 카카오게임즈, 3000만주 더 기다리는데…"사도 될까요?"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0.09.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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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카카오게임즈의 코스닥 상장을 알리고 있다. /사진=뉴스1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카카오게임즈의 코스닥 상장을 알리고 있다. /사진=뉴스1


카카오게임즈 (20,150원 ▲150 +0.75%)가 화려한 데뷔에 성공했다. 코스닥 상장 첫날인 10일 이른바 '따상'을 기록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예상한 시나리오지만 문제는 앞으로다.



이미 증권가에서 제시하는 적정 가치는 넘어섰다. 하지만 앞서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SK바이오팜 (81,400원 ▼2,200 -2.63%) 사례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잇따라 줄을 서고 있다. 지나친 단기 차익을 노리다 자칫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오전 11시 현재 6만24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상장 첫날 곧바로 따상으로 직행했다. 따상은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 직행한다는 의미의 은어다.



현재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4조5680원으로 셀트리온제약 (90,500원 ▼3,600 -3.83%), 제넥신 (6,930원 ▼170 -2.39%) 등을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5위에 올랐다. 만약 내일도 상한가를 기록한다면 시가총액은 5조9384억원이 된다.

단순 계산으로는 3위 알테오젠도 뛰어넘는다.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58조원의 증거금이 몰린 만큼 뜨거운 관심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앞으로의 행보에 집중된다. 앞서 SK바이오팜이 상한가를 거듭하며 한때 공모가 대비 약 4.4배까지 올랐던 만큼 기대감이 적지 않다. 상장 직전 카카오게임즈의 장외주식은 7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체결된 거래량은 약 48만주에 불과하지만 매수 대기물량은 3000만주에 달한다. 지금보다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의 장점은 카카오톡이라는 최고의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신관로비 전광판에 카카오게임즈 환영문구가 있다. /사진=뉴시스(한국거래소 제공)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신관로비 전광판에 카카오게임즈 환영문구가 있다. /사진=뉴시스(한국거래소 제공)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가치는 2조원대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SK증권 2조7800억원, 한화투자증권 2조2000억원, 메리츠증권 2조3000억원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 첫날 시가총액이 4조5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이미 2배 이상 뛰어넘었다. 국내 IPO 시장이 과열되면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몰렸다는 분석이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워낙 낮아 유동성은 풍부한데 미래 성장 기대감이 높은 카카오게임즈가 시장에 나와 기대감이 큰 것 같다"며 "다만 기업 가치와는 별개로 과열된 상황으로 봐야 한다"이라고 밝혔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자체 개발 비중이 작고 주력 게임인 '검은사막'의 해외 재계약 변수를 감안할 때 추가적인 밸류에이션을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 가치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형성될 경우 머지 않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SK바이오팜 역시 공모가 4만9000원에서 21만7000원까지 올랐지만 현재 그보다 10~20%가량 떨어진 16~19만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진만 연구원은 "오늘 거래량이 40만주 정도에 그친 점을 볼 때 적어도 내일까지는 상한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기업 가치를 넘어선 상황이어서 다음 주부터는 이렇게 좋은 흐름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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