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 상승세, 기업 자금조달 문제 없나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9.10 05:01
글자크기

국고채3년물 1개월새 10bp 가량 상승, 회사채 등 스프레드 확대 우려... 4분기 계절적 수급불안도 우려요인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10포인트(1.09%) 내린 2375.81에, 코스닥은 8.82포인트(1.00%) 내린 869.47에, 원·달러 환율은 2.7원 오른 1189.1원에 마감했다. 2020.9.9/뉴스1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10포인트(1.09%) 내린 2375.81에, 코스닥은 8.82포인트(1.00%) 내린 869.47에, 원·달러 환율은 2.7원 오른 1189.1원에 마감했다. 2020.9.9/뉴스1


올해 들어 하향 안정화되던 국고채 금리가 1개월새 급등세를 이어가며 회사채 등을 통한 기업의 자금 조달 환경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연말까지 약 4개월간 계절적으로 수요·공급간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하는 부분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37%포인트 오른 0.977%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16일(0.982%) 이후 약 다섯 달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1.360%를 기록한 후 올 5월 들어 1%대 밑으로 떨어졌고 8월 초순에는 0.795%까지 재차 떨어졌다가 한달새 가파르게 올랐다.

국고채 3년물은 기준금리처럼 시중 자금의 지표금리로 간주된다. 이외에 회사채 등 각종 크레딧 채권(지표금리에 스프레드를 얹어 거래되는 채권)의 스프레드는 국고채 금리 상승폭보다 대개 더 큰 폭으로 움직이곤 한다.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웃돈을 얹어야 거래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7월 마지막 주 3,5,7년물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포스코에너지(AA-) 하나에프앤아이(A-)가 민평금리 대비 적게는 14bp(0.14%포인트)에서 많게는 31bp(0.31%포인트) 더 낮은 수준에 회사채를 발행한 데 비해 8월 마지막 주 수요예측에 나선 하나금융투자, 현대건설, 롯데지주, SKC 등 AA등급 기업들의 스프레드 축소 폭이 적었다. 8월부터 본격화된 금리상승의 여파로 스프레드 축소세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오버슈팅(급격한 상승세)은 코로나19(COVID-19) 극복을 위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국고채 수급환경에 부정적 상황이 초래됐기 때문이다. 최근 외국인이 국채 선물을 대규모로 매도하는 등 수급환경이 부정적으로 변모한 것도 한 원인이 됐다.

금리 환경이 부정적으로 돌아선 데다 계절적 요인까지 가세해 자금조달 환경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급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달 말인 3분기 말은 추석 전 상여금 지급 및 협력업체 자금결제를 위해 기업들의 자금 수요로 단기자금 변동성이 큰 때"라며 "10월 이후 4분기에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시기"라고 했다.


또 "이달 하순부터 스프레드 축소세 둔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은 했으나 그 시기가 다소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상승이 스프레드 축소둔화를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고채 금리 상승세, 기업 자금조달 문제 없나
최근 한국은행이 최근 5조원대 국고채 매입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며 국고채 금리 안정과 이에 따른 스프레드 안정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5시쯤 한국은행의 국고채 매입 계획이 나온 날부터 국고채 3년물은 약세로 전환, 이날(9일)까지 이틀 연속 하락해 0.915%로 마감했다.

다만 한은의 적극적 행보가 금리 안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5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 확대 실시를 발표하면서 시장금리 상승세를 제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며 "이는 한국형 QE(양적완화)로 변화하는 신호탄에 해당하며 금리레벨이 다시 되돌림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봤다.

반면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가하고 있는 국고채 발행과 악화될 채권투자 환경을 감안하면 금리의 추세 변화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한은은 필요시 추가로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인위적 금리하락보다 시장 안정 의지가 강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도 "한은 매수세가 들어오면 많이 튄 금리 자체가 안정화되겠지만 국고채 발행 증가라는 부담이 직접적으로 사라진 게 아니다"며 "이 영향은 (금리 상승 등 형태로)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