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은 롯데관광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지분율 5.29%로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리더니 올해도 투자를 지속, 지분율을 8.41%까지 확대했다. 지난 7월 말에는 단숨에 19만주를 추가 매입해 10.02%로 지분을 늘리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상반기 국내 여행업계가 코로나 사태로 여행수요가 -95% 역성장, 2분기에만 600개 이상의 여행사가 폐업할 만큼 최대 위기를 맞았단 점에서다. 국외여행업과 크루즈관광·면세사업에 주력해온 롯데관광 역시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 2분기 매출(개별재무제표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98.5% 감소한 3억원을 기록,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며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롯데관광에 투자를 결정한 국민연금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상폐까지 거론되는 마당에 성급한 투자를 진행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운용자산만 600조원이 넘는 만큼 롯데관광 투자 비중이 큰 것은 아니지만, 국민 노후자금으로 마련된 혈세를 낭비한단 지적이다.
하지만 제주 드림타워 리조트 오픈이 초읽기에 들어가며 우려가 불식되는 분위기다. 특급호텔과 한류 콘텐츠, 카지노로 구성된 복합리조트로 업태를 확장, 코로나가 다소 진정되면 실적이 퀀텀점프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3분기와 연 매출 모두 기준치를 달성해 상폐 리스크도 없단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당초 계획한 매출 1조원은 어렵다"면서도 "VIP중심의 카지노와 내국인 여행수요로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②외국인 카지노, 공익은 과연?
지난 7일 전국 19개 시민사회단체 연대기구인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국민연금이 롯데관광에 지속 투자한 이유 △국민연금이 강조하는 책임투자 위배에 대한 입장 △롯데관광 투자 철회 검토 의향 등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이들은 "도박이 국민에 가져오는 악영향을 생각할 때 국민의 연금 보험료로 도박산업에 투자하는 것은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작 제주도 지역경제와 관광업계는 공익적인 측면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외국인 카지노를 단순히 지역사회를 좀먹는 사행산업으로만 바라볼 수 없단 인식이 퍼지면서다. 전 세계적으로 럭셔리 복합관광 트렌드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제주 역시 싱가포르, 마카오 등과 견줄 콘텐츠가 필요한데, 대형 럭셔리 외인 카지노가 이 역할을 할 수 있단 판단이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벨라지오 호텔 카지노에서 손님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AFP, 뉴스1
특히 카지노는 연 매출의 10%를 관광진흥기금으로 납부, 지역 관광산업에 재투자되는 등 경제효과가 적지 않단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단 설명이다. 롯데관광은 제주 드림타워 건립으로 3100명의 신규 고용을 진행했는데, 국민연금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주관광 혁신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로 롯데관광 투자를 결정했다는 해석도 힘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지난달 지역사회 영향과 기여도, 도민 의견 등을 종합 판단해 드림타워 카지노 확장이전에 대한 적합판정을 내렸다. 제주상공회의소와 제주관광협회 등 지역 경제단체들도 공동성명을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 성장에 긍정적"이란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