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2분기 배당 9000억↓…'30조 시대' 2년만에 저무나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0.09.09 14:31
글자크기
올 1·2분기 배당 9000억↓…'30조 시대' 2년만에 저무나


국내 상장기업의 올해 1·2분기 현금배당액이 지난해보다 90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 2018년 처음으로 연 '배당 30조원시대'도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로나19(COVID-19)의 직격탄을 맞은 2분기에만 8000억 가깝게 배당이 줄어들었고 오는 3~4분기에도 기업실적 악화로 배당축소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작년 반기배당 상장사, 대부분 배당안해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2분기 상장사들의 현금배당액은 5조5523억원으로 전년동기(6조4592억원) 대비 9069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영향이 적었던 1분기는 1000억원 감소에 그쳤지만 확산세가 본격화되며 경제가 위축된 2분기엔 8000억 가깝게 배당이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대규모 반기배당을 집행한 상장사들이 배당을 하지 않거나 대폭 축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2630억원의 반기배당을 실시한 현대차는 올해 배당을 하지 않았고 △SK이노베이션(1411억원) △현대모비스(947억원) △두산밥캣(602억원)도 마찬가지였다. 포스코는 배당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지난해 1·2분기 누적 3205억원을 배당했지만 올해 같은기간에는 1601억원으로 50% 축소했다.


◇'배당 30조시대' 2년 천하?
올 1·2분기 배당 9000억↓…'30조 시대' 2년만에 저무나
지난 2018년 처음으로 연간배당 총액이 31조7125억원(12월 결산사)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배당 30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기업실적이 급감한 2008년(10조2832억원)과 비교해 10년만에 3배가 증가한 것이다. 20조원을 돌파했던 2015년과 비교하면 3년만이다.

이같은 변화는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지침) 등을 통해 기관투자자들이 상장사에 주주환원정책을 압박하며 이뤄졌다. 순이익을 냈음에도 배당을 하지 않거나 그 규모가 지나치게 작을 경우 경고신호를 보내는 등 주주행동주의를 본격화 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에도 31조원대의 배당총액을 유지하며 과거와 달리 주주환원정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 변수로 기업실적이 유례없는 감소폭을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배당규모도 줄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오는 3~4분기 실적전망도 어두워 연간배당액 규모는 2년만에 20조원대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