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도 비대면 시대…스타트업 찾는 식품업계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0.09.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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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형 식품업체들이 스타트업과 투자·협력을 늘리고 있다. 비대면 시대에 커지고 있는 온라인 시장에 특화되고, 트렌드 대응 속도가 빠른 스타트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농심, 풀무원 등 식품업체들이 최근 스타트업과 투자·MOU(업무협약) 등을 맺으며 본격적인 상생 활동에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4개 스타트업과 지분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5월 HMR(가정간편식) 스타트업 '아빠컴퍼니', 6월 리빙테크 기업 '이디연'과 스포츠 퀴즈게임 회사 '데브헤드'에 이어 지난달에는 푸드 플랫폼 기업 '식탁이있는삶'(퍼밀)을 투자처로 선정했다.



허재균 하이트진로 상무는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고 국내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화되면서 개성 있는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된 상품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며 "F&B(식음료) 분야는 물론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발맞춰 나가는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심도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스타트업에 주목했다. 식품업계 최초로 2018년부터 외부 스타트업 3곳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달차컴퍼니', 온라인 커머스 스타트업 '패신저스', 헬스케어 스타트업 '진원온원' 등 3곳에 각 1억원씩 투자를 결정했다.

단순 투자뿐 아니라 협업도 늘고 있다. CJ그룹은 지난해부터 스타트업 상생 오픈 이노베이션 '오벤터스(O!VentUs)'를 운영 중이다. 오벤터스는 우수한 기술력과 사업모델을 보유한 스타트업 등을 발굴해 CJ그룹 계열사와 공동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상생 사업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달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와 전략적 MOU를 체결했다. 비대면 마케팅 도구로 '와디즈' 플랫폼을 활용하려는 목적이다. 신제품 론칭 전 펀딩 과정으로 판매 수요 예측과 초기 반응 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SPC삼립도 지난달 31일 밀키트 전문 기업 '푸드어셈블'과 '밀키트 사업 확대를 위한 MOU'를 맺었다. '피그인더가든', '삼립잇츠' 등 SPC삼립의 브랜드를 밀키트 영역으로 확장해 푸스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최근 공유 주방 브랜드 '위쿡'을 운영하는 심플프로젝트컴퍼니와 MOU를 체결했다. 풀무원의 유통채널과 노하우, 위쿡의 인프라를 토대로 배달 외식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김기웅 위쿡 대표는 "소비의 비대면화가 F&B 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되면서, 대기업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음식 사업자들에게 유연함과 신속함은 필수요소가 됐다"며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은 대기업에겐 신사업 성장동력을, 스타트업에겐 든든한 사업 파트너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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