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유니콘' 옐로모바일의 위기…3년째 감사의견 거절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0.09.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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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모바일 CI. / 사진제공=옐로모바일옐로모바일 CI. / 사진제공=옐로모바일


한 때 4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옐로모바일이 3년 연속 외부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급속도로 몸집을 불리며 '스타트업 연합군'으로 주목받았던 옐로모바일은 현재 기업존속이 불투명한 상황까지 내몰렸다.

설상가상 값어치가 나가는 자회사들의 매각 절차도 난항을 겪으면서 국내 첫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취소 기업이 될 처지에 놓였다. 옐로모바일은 상장사 케어랩스, 퓨처스트림네트웍스, 데일리블록체인, 쿠차 등 80여개 스타트업을 거느리고 있다.



"감사 자료 불충분" 감사의견 또 거절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옐로모바일과 종속기업들은 회계감사를 맡은 삼화회계법인으로부터 2019년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의견 거절을 통보받았다. 2017년부터 세 번째 의견 거절이다.

이번 회계감사를 맡은 삼화회계법인은 감사의견 거절 이유로 감사에 필요한 적합한 자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화회계법인은 "2018년 외부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의 의견거절에 따라 기초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고, 다른 방법으로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선 재무상태에서) 포함됐을 수 있는 왜곡표시가 당기 말 연결재무상태와 재무성과, 연결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회계감사를 맡았던 삼일회계법인은 옐로모바일에 대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532%를 기록했다. 1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등 부채 총계는 5300억원이 넘는다. 반면 실적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507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286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연 매출은 2015년 3138억원에서 2017년 5105억원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다가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같은 기간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입었다. 당기순손실은 2015년 849억원에서 이듬해 1425억원, 2017년 951억원, 2018년 1180억원을 나타냈다.


상장·비상장 88개 계열사 보유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9월 기준 국내외 상장·비상장법인 88개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사업부문은 모바일 광고, 헬스·뷰티케어, 스마트시티, 쇼핑, 콘텐츠 등이다. 각 부문별 중간 지주사 격인 '옐로디지털마케팅', '옐로오투오그룹', '옐로트래블'과 함께 핵심 계열인 쿠차, 피키캐스트 등 12개 법인을 1차 종속회사로 가지고 있다. 상장사 중 케어랩스, 퓨처스트림네트웍스, 데일리블록체인도 옐로모바일그룹의 계열사다.

2012년 전신인 아이마케팅코리아로 시작해 쿠차, 케어랩스, 제이티넷, 여행박사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기존 인수합병(M&A) 방식과 달리 옐로모바일 지분과 피인수 스타트업의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구조를 시도했다.

옐로모바일은 국내 벤처캐피탈(VC) 디에스자산운용, LB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먼트, 알펜루트자산운용과 글로벌 VC 포메이션8 등으로부터 연이어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당시 옐로모바일의 기업가치를 4조9000억원까지 평가했다. 지난해 배달의민족이 요기요의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될 때 인정받은 기업가치 4조8000억원도 웃도는 수준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옐로모바일은 현재 회사 상황과 기업가치를 따져보면 유니콘이라고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국내 유니콘에 대한 평가 기준이 마련되면 첫 번째 실패 유니콘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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