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제재 폭격에도 "中 증시 더 간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9.0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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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중 갈등 고조에도 중국 증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쁘지만은 않다. 미국 경제제재 효과가 제한적인데다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이후 빠르게 개선된 경제지표도 증시에 힘을 실어준다.

8일 오후 2시 28분 중국 상해종합증시는 전일 대비 8.96포인트(0.27%) 오른 3301.56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홍콩 H지수도 28.35포인트(0.12%) 뛴 2만4618포인트다.



소폭 상승했지만, 중국 증시는 이달 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중 양국 간 갈등 고조 때문이다. 무역갈등으로 시작된 갈등은 최근 군사적 움직임으로 번졌다.

지난달 말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와 관련해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제재조치를 실시했다. 남중국해에 정찰기도 투입했다. 이에 중국은 남중국해를 향해 두 발의 중거리 미사일을 쏘아올리는 등 미국의 조치에 강력 대응하고 있다.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조치도 강화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ZTE에 이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할지 여부를 논의 중이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되면 미국 수출을 위해서는 사전 승인 필요하다.

SMIC는 중국 1위,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다. 미국이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소식에 SMIC 주가는 전날 홍콩 증시에서 20% 넘게 하락했다. 이날 현재 1%대 상승 중이다.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에도 중국 증시에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우선 미국의 경제제재 영향이 예상보다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쩡단밍 한화자산운용 중국법인 팀장은 "IT 하드웨어 업체 중 가장 큰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는 단기적으로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R&D(연구개발) 기간이 길어질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독자적인 R&D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의존도가 큰 소프트웨어의 경우 미국의 경제제재에서 보다 자유롭다. 중국 최대 IT 기업인 텐센트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10% 남짓이다. 중국 최대 메신저인 위챗 역시 이미 중국에서 10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틱톡도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 정책도 호재다. 시진핑은 지난 4일 14차 5개년 계획을 통해 빅데이터, 5G 상용화 등 디지털 인프라 가속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향후 5년 간 1조4000억달러(약 1665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장지창 화타이증권연구소 부소장은 "2018년부터 본격화된 미·중 무역분쟁에 코로나19(COVID-19) 팬데믹까지 더해지면서 중국의 내수 중심 '국내 대순환'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대외의존도를 낮추고 내수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V자로 반등하고 있는 중국 경제지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중국 8월 수출액은 전년동월 대비 9.8% 성장했다. 시장전망치인 7.5% 성장을 웃돈다. 코로나19 종식으로 올해 2~3%, 내년 8%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경제 비중이 확대되고 있고, 전통산업은 재구조화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며 "경제 정상화 수혜가 예상되는 경기민감 소비재와 디지털 인프라로 파생되는 신경제 관련 종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인프라 수혜주로는 △텐센트 △알리바바 △녕파삼삼, 경기민감 소비재로는 △길리자동차 △러반전기를 제시했다. 길리자동차는 전기차 제조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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