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인의 입국 제한 또는 금지하는 나라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7일부터 제1터미널 출국장 4기 면세사업권 신규사업자 선정을 위한 재입찰에 나섰다. 입찰 마감시한은 오는 22일이다. 입찰 대상은 대기업 사업권 4개(DF2·DF3·DF4·DF6) 및 중소·중견기업 사업권 2개(DF8·DF9) 등 6개 사업권 33개 매장이다.
공사는 코로나19에 따른 업황을 고려, 지난번 입찰 공고에 비해 많은 부분을 양보한 상태다. 사업자들이 입찰시 써내야하는 임차료 최소 금액을 지난 1차 입찰 때보다 30% 낮췄고, 매출이나 수요와 상관없이 일정 부분 이상을 임대료로 내야하는 '최소보장금'도 면세업 정상화 전까지는 적용을 유보하기로 했다.
업계는 이 같은 조건을 반기는 분위기다. 그동안 업계가 요구한 사항들이 일부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 이번 입찰에 성공할 경우 10년 간 해당 구역을 운영할 수 있다는 조건도 매력적이다. 5년의 기본계약기간에, 성과 평가를 거쳐 추가로 5년 더 연장할 수 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구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인천공항 면세점을 포기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각 면세 사업자들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백신이 언제 나올지 예상할 수 없고, 2~3차 팬데믹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또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장기 운영시에도 결국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 지속되고 있는 27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면세점이 여행객들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5.27.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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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도 검토 중이다. 신세계는 2018년 인천공항 제1터미널 DF1, DF5 구역 입찰에서 승리한 뒤 현재까지 이를 운영 중이다. 당시 신세계는 해당 구역 입찰 성공으로 시장 점유율을 6%p 가까이 끌어올리고, '면세 빅3'에 입성했다. 신세계 입장에선 이 같은 성과를 맛 본 이상 코로나19 상황 개선 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좋지 않은 업황에도 불구하고 세력 확장을 위해 나홀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일부터 인천공항 제1터미널 DF7 구역의 면세점 영업을 시작했다. 당시 입찰에 성공한 기업 중 유일하게 개점한 사례다. 지난 2월엔 두 번째 시내면세점인 동대문점을 개점했다. 현대백화점도 현재 입찰을 검토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5년 뒤에도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성급하게 입찰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사의 제안 조건이 이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심각한 업황을 고려해 좀 더 개선되길 바라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10년이란 긴 사업 운영 기간 때문에 대부분 사업자들이 입찰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